"신행주대교를 건너면서 끼어드는 차량살피랴, 앞차간격 유지하랴 1시간
가량 진땀을 빼고 나면 하루힘을 다쏟아 부은 것처럼 몸이 축 늘어집니다"

고양시화정동 별빛마을 이문진(40)씨는 출근길 교통전쟁으로 아침이
괴롭단다.

보험회사 과장인 이씨는 지난해 승진하면서 자가용을 구입해 신행주대교와
올림픽대로를 거쳐 서울 역삼동 회사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두통거리로 행주대교앞 교통정체를 꼽는다.

"밀려도 이만저만 밀리는게 아녜요. 그래서 접촉사고라도 일어나면 짜증난
김에 치고박는 사태로 비화되는 모양이 말그대로 전쟁터예요"

신행주대교앞 1km 지점 39번국도와 일산-능곡간 중앙로 교차점에는
일산방면에서 몰려온 차량들이 끼어들기를 위해 갓길로 줄을 선다.

특히 출근시간인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집중적인 체증현상이 빚어져
다리를 건너는데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상황이 다반사다.

차선확보를 위해 차량들이 심한 "몸싸움"을 한끝에 행주대교에 가까스로
진입하면 다리바로 앞부분에서 자유로 양방향에서 뻗어나온 두개의 진입
도로가 동시에 가로 막는다.

4개차선이 2개로 줄어들면서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바람에 정체현상은
극에 달한다.

개인택시운전자인 김현수씨는 "일산방면 자유로에서 행주대교로 진입하는
도로가 1차선에 불과해 출근때마다 2km 이상씩 차들이 밀리는 진풍경이
벌어진다"며 "서울에서 신행주대교를 건너온 화물차량들이 바로 자유로로
진입할 수 없어 중앙로 4거리에 와서 U턴까지 하는통에 차량정체를 가중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양시가 지난해말 조사한 이일대 교통량은 24시간기준이 4만2천대, 12시간
기준이 2만7천7백여대.

당초 일산, 고양지역 교통량을 계산해 건설한 도로에 파주, 의정부방면
차량까지 몰려 적정량의 1.5배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양시청의 전병구씨는 "3개노선의 도로가 다리입구에서 한꺼번에 합쳐
지면서 빚어지는 체증은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건설비 관계로 입체화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며 문제점을 시인하고 "김포대교가 완공돼야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쾌적한 전원생활을 그리며 화정으로 삶터를 정한 이과장은 그래서 상당기간
교통전쟁을 치러야 할것 같다.

<김희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