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노무라 종합연구소가 동아시아 각국의 경제전망을 한 내용이
보도된바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경제는 그동안의 고성장에서 중성장으로 바뀐다고
전제하고 97년의 GNP성장률이 5%대에 머물고 이러한 수준이 2005년까지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언론들은 이를 저성장으로 표현했고 어떤 신문의 기사는
노무라 연구소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중성장으로 표기하면서 제목에서는
저성장으로 뽑고있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추진된 이래 8~13%의 성장을 이룬해가
무려 스물해에 달했으니 우리는 어지간히 고도성장에 익숙해 왔고 한강의
기적을 향한 집념은 너무나 강했으며 이것은 민주화와 더불어 국가경영의
양대 축이 되어왔다.

그러다가 최근 국가경제가 어려워지고 이것이 지나간 세월에도 있었던
경기순환적인 저성장이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되면서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쯤에서 5~6%대의 성장을 과연 저성장이라고 개념지어야
할것인가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렇게는 보고있지 않으며 노무라연구소도 중성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90년대들어 미국은 2%,일본은 3%대의 성장만 이루어도 호황이라고
말하고있다.

대만 싱가포르 태국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5%대를 저성장이라고 보게되면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합리화시키는
오류를 범할수 있게된다.

또 성장률보다는 경제의 내용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될수도 있다.

저축률 투자의 건전성 기술의 수준 산업의 국제경쟁력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자율성등에 걸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고 특히 국제수지의
역조가 심화되고 있는것은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있다.

성장률의 적정한 수준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공통의 인식이 요청되며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 자제되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