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똑같은 산을 오를지라도 때에 따라 그 정취는 늘
새롭기만하다.

작년 올해가 달랐고 내년도 역시 다른 맛을 전해줄 것이다.

인자요산이라 했던가? 어찌되었건 오르면 마음이 편하고 정신이
맑아진다.

인생의 단면처럼, 힘든 곳도 있고 또한 주위를 둘러 보노라면 아름다운
경관들이 펼쳐있고, 힘들어 쉬었다 또 오르고, 정상에 오르는 순간 모든
역경은 한 순간 사라지고 마는 짜릿한 성취감도 느껴볼 수 있는게 등산이
아닌가 싶다.

광주신세계 등산동호회는 95년8월 백화점이 생기면서 60여명의
정회원으로 출발하였는데 그동안 매번 산행때마다 비회원들의 신청이
끊이지 않아 산행참가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국토 남단 고흥반도에 솟은 여덟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팔영산을
시작으로 호남의 금강산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월출산, 철쭉의 소백산,
해인사의 가야산, 국립공원 제1호 내지 어머니의 품으로 가장 많이
비유되고 있는 지리산, 가을이면 황금물결 억새의 고향 영남 가지산과
천황산, 진달래의 여천 영취산, 법주사 속리산, 오대산 노인봉 등 전국
어디든 발길 닿는대로 찾아 다녔다.

백화점이 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8시까지 근무해야 하는
관계로 장거리인 경우 보통 무박산행을 즐기고 있다.

8시 백화점 문을 닫고 9시쯤 출발하면 대략 새벽3시쯤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이때까지 대부분 차에서 잠을 청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즉시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야간 올빼미 산행을
시작한다.

이른 새벽의 어둠을 위로하고 정상에 다닿을때면 붉은 여명과 함께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는 장관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정상에서 일출이란. 그야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 그자체이다.

이 맛을 알고난 후부터는 모처럼 맞은 휴일에 가족에게는 죄인(?)이
되면서도 산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산사랑인 사랑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최철환사우, 회원들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문금자사우, 행사진행중 다양한 에피소드와
경치들을 사진에 담아 전사원들이 볼 수 있도록 정성스레 사진과
부연설명까지 곁들여 게시해주는 김민정사우,풍부한 경험으로 늘 길잡이가
되어주시는 이상주, 이영율 사우, 기타 물신양면으로 격려와 지원을
아껴주는 열성회원 다수가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 3월에서 백화점 전사원을 이끌고 월출산
등반대회를 진행, 구성원들간의 허물없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는 매월 진달래, 철쭉, 온천, 단풍, 설화 등 테마성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고 가족 등반대회, 환경등반대회를 겸하여 다양한 즐거움과
보람을 함께 나눌수 있는 동호회로 전개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