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한 결과 국민경제와 생활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

이에 힘입어 우리국민들도 물품을 구매하기 전에 가격과 품질 외에도
서비스의 수준을 고려하게 되었다.

이는 구매자 (Buyer"s Market)이 성숙되었다는 것과 사업의 흥망이
서비스라는 변수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까르푸등 외국의 할인점들이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업체들도 이에 맞서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어려운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물품 배치,통로,직원들의 태도 등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소비자의 편의를 섬세히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이 승패를 갈라 놓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정유회사들도 99년 시장개방을 앞두고 단순히 외국에서 기름을
수입하여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면 그만이라는 공급자 위주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서 고객 만족경영을 펼치려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주유소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주유소는 더이상 기름 냄새가 연상되는 주유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만남과 휴식의 공간,고객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생활속의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선진 정유사들이 우리나라의 석유시장에
진입할 경우 요즈음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동일한 문제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우리의 주유소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사은품 제공에
치우치고 있어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소중한 서비스의 핵심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정신"이 없는 사은품 위주의 서비스는 초보적 단계에 불과하며
또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은품은 소비자의 필요와 관계 없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주유소는
그만큼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제일로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의 가치는 그 어떤 사은품의
가치와 서로 비교될 수 없다.

오히려 고객의 편의성, 판매사원의 외모와 태도, 신속성, 청결성 등에
있어서 과연 소비자 중심으로 되어있는지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