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를 비롯한 주요석유류제품 소비가 지난 3월중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전년 같은달보다 줄어들었다.

해마다 연평균 10%안팎씩 늘어왔던 석유류 소비량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85년이후 처음으로 이는 최근 국내경제의 부진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3월중 국내 석유류 소비는 6천7백14만4천배럴로 작년
3월보다 2.4%가 줄었다.

소비감소는 산업과 가계부문에서 고루 나타났고 특히 교통세부과로 값이
크게 오른 휘발유는 작년 같은달보다 7.5%나 줄어 경기침체 여파로 돈씀씀이
가 빠듯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차량운행을 되도록 억제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유종별로는 등유가 가정.상업용 수요의 감소로 작년 3월보다 10.4% 줄어든
7백65만8천배럴 소비에 그쳤다.

산업용 연료로 주로 쓰이는 중질유(벙커 A,B,C)는 3월중 모두
1천5백82만1천배럴이 소비돼 작년 3월보다 0.07%가 감소했다.

산업체용 난방연료와 트럭 등 운반.배달용 차량의 연료로 사용되는 경유도
3월 한달동안 1천5백76만7천배럴이 소비돼 작년 3월보다 9.9%나 줄었다.

승용차연료인 휘발유는 3월소비량이 5백63만5천배럴로 작년 3월
6백9만2천배럴에 비해 45만7천배럴이나 줄어 주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여파로 산업용 연료와 수송용 유류 수요가 줄어든데다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도 크게 위축돼 올 전체로도 10여년만에 석유류
소비증가세가 마이너스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초 업계는 올해 석유류 소비가 지난해 수준인 6% 내외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