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삼미그룹의 부도에 이어 진로그룹이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국제금융
시장에서 한국금융기관에 대해 자금대여를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코리안 리미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국내시중은행은 해외차입을 미루고 국내의 국책은행이나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에서 자금차입을 시도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주중 한국계은행들로 부터 자금을 요청받은
외국은행중 벨기에의 브뤼셀 램버트은행, 프랑스의 농협신용은행, 포르투갈의
토타은행, 일본의 스미토모은행등이 한국계은행에 대해 자금대여를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의 S E 방켄과 일본의 비즈타야은행등 유럽및 일본계 20여개은행들이
이미 한국계은행에 자금공급을 중단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코리안
리미트" 현상은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국내은행중 해외에서 가장 신인도가 높은 산업은행은 호주중앙은행에
대해 산업은행을 "예치대상 은행리스트"에 올려 줄것을 요구했으나 "현재의
신용 상태로는 거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외국 은행들은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재평가를 실시하는 도중"
이라거나 "이미 한국계금융기관에 대한 자금대출한도가 찼다"고 거절이유를
밝히고 있다.

국제시장에서 자금구하기가 이같이 어려워지자 시중은행과 종금사들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단기자금을 긴급 요청, 현재 6억달러를 빌려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 리보에 0.3%포인트의 비싼 가산금리가 붙는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에도
국내은행의 자금지원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및 은행들의 신용도하락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치유되지 않는한 단기적으로는 차입여건의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