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전당포는 거의 잊혀진 이름이다.

도시의 뒷골목을 장식하는 빛바랜 전당포 간판은 지나간 시대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오명을 씻고 신개념의
전당포체인사업이 성업중이다.

화제의 회사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본사를 두고있는 "캐시 아메리카
인터내셔널사"이다.

이 회사는 전당포사업을 체인화하고 첨단경영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소액자금을 필요로하는 서민에게 가장 친근한 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미국내 1백31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있으며 영국과 스웨덴에
각각 36개와 10개의 점포를 개설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창업자 재크 도어티씨는 소액자금을 필요로하는 사람은 많은 반면
은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데 주목했다.

그는 기업이 운영자금이 필요해 은행돈을 쓰는것이나 개인이 전당포를
이용하는것이나 다를바없다고 생각했다.

전당포의 현대화작업에 착수했다.

이회사는 부동산담보나 거래실적을 요구하지 않는다.

은행이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심사를 하는 동안 서민들이 갖고 있는
물건을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신속하게 대출해준다.

이뿐만 아니다.

전당포의 외관도 일신했다.

창살뒤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쏘아보는 전당포 주인의 모습은 찾아볼수
없다.

하얀와이셔츠차림의 직원들이 손님과 마주앉아 상담을 하거나 물건을
감정한다.

물건감정이나 이자계산에는 컴퓨터가 이용된다.

컴퓨터는 제조번호가 적힌 귀금속이 도난품이 아닌지를 판정하는데도
사용된다.

이상과 같은 변신덕분에 고객이 다시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객층도 다양해졌다.

서민층은 물론이고 부유층도 체인점의 단골이 됐다.

벤츠를 타고와서 롤레스시계 등 고가품을 맡기고 급전을 빌려가기도
한다.

이용고객의 대부분은 이자를 많이 물지않고 물건을 제때 찾아가고있다.

그러나 약정기간내 물건을 찾아가지 않는 고객도 더러있다.

이럴 경우 체인점측은 그 물건을 경매처분한다.

이때에는 대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경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물건을
맡긴 사람에게 다소나마 차액이 돌아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미래사업에 골몰하고 있는 동안 도어티씨는 과거를
되돌아볼줄 알았다.

잊혀진 과거로부터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거대한 광맥을 찾아냈다.

이회사는 지난해 3억1천5백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문의 (02) 588-8869

< 유재수 인터워크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