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위원회가 1차보고서를 내놨다.

"경쟁력있고 편리하며 신뢰할 수 있는 선진금융 지향"을 목표로 하는
이 위원회가 3개월 가까운 작업끝에 내놓은 1차보고서는 첨예한
이해다툼이나 논란이 없는 문제들, 위원회의 표현을 빌린다면
"단기과제"들만을 다루고 있다.

은행.증권.보험의 업무영역확대 <>금리및 수수료자유화 <>해외금융
이용관련 규제완화등이 그것이다.

금융기관 소유구조등 시각차가 두드러지는 과제들은 5월말까지 제출할
예정이라는 2차보고서로 미뤘다.

우리는 금융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금융기관 소유및 지배구조
<>중앙은행제도 <>감독체계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문제라고 본다.

이들 네가지 문제는 하나같이 오랜 기간 논란이 돼온 것들이고, 그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금융개혁이 미뤄져왔다고도 볼 수 있다.

금융개혁위원회가 이들 네가지 문제를 모두 "향후 추진과제"로 분류,
1차보고서에서 다루지 않은 것을 보면서 우리는 느끼는 점이 적지않다.

김영삼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한시적인 자문기구로 선치하겠다고
밝힌 금융개혁위원회에 대해서는 애시당초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지레
짐작도 일부 없지않았던게 사실이다.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과제가 적지않기 때문에, 또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금개위 "결론"에 관계없이 이를 실제로 제도화하기 어렵다는
시각에서 그런 부정적 진단이 나왔었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은 달랐다.

지금과같은 상황, 한보비리로 온 나라가 야단인 시점에서도 금융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수술하지 못한다면 금융개혁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국민적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뭔가 근본적인 개선책이
나올것으로 기대했었고, 또 지금도 그런 기대에는 변함이 없다.

만에 하나 대통령선거라는 정치적 계절탓으로 실제 법개정은 내년으로
미뤄지더라도, 금개위에서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만은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런 기대를 가졌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1차보고서에 적잖은 실망감을
감출수 없다.

2개월반동안 지극히 지명적인 문제에 매달려온 금개위가 앞으로 한달안에
"본질적인 과제", 한은과 재경원주장이 첨예하게 맞서있거나 관념적인
주장과 현실적인 필요성이 상충하는 과제들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있을 지는
지극히 의문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다른 "단기과제"중에는 이미 밝힌 본질적 과제와 연계해서
검토해야할 것들도 없지 않기 때문에 금개위의 일을 처리하는 순서도
문제로 여겨진다.

우리는 금개위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재경원이 "금개위안 선별수용"
방침을 밝히는등 거부감을 나타내고있는것도 마뜩지않다.

금융이 이 모양 이 꼴이 원데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기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그들이 아직도 부처이기주의적 발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같아 한심하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금개위는 이눈치 저 눈치 보지말고 빨리 결론을
내야한다.

예정대로 5월에도 본질적 문제에대한 결론을 내지못한다면 사실상
금개위는 있으나 마나다.

본격적인 정치철이 되기전에 금융산업개편에대한 청사진을 내놔야한다.

위원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사명감을 갖기를 거듭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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