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종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큰 스포츠행사인 2002년 월드컵이
한-일공동개최로 확정된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월드컵은 비단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이벤트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더욱이 명목상으론 국가 주도의 행사이나 실제로는 각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기 때문에 개최도시로서는 세계와 직접 연결되는 흔치않은 기회가
된다.

도시의 문화와 이미지를 세계인에게 홍보할수 있고 경기장 숙박시설 등의
건설투자로 인해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게 된다는 매력도 있어 각 도시간
유치경쟁은 달아오르게 마련이다.

일본은 이미 10개의 개최도시를 확정하고 경기장건설과 시가지정비, 관광객
유치전략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더 빨리 준비해야 할 우리는
개최도시는 물론 경기장 수도 아직 결정이 안된 상태로 각 도시간의 치열한
유치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16개도시의 경기장중에서 15개경기장이 신증축을
해야 하고 잔디관리에만도 2년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할수 없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개최도시평가위원회가 구성되어 도시별로 정밀한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개최도시 결정기준으로 시설과 교통편의 유치분위기 등을 들고있다.

거기에 부가되어야 할 조건으로는 경기외적인 시장성으로 이는 그 도시가
주는 위상과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 그리고 5년후에 변화될 도시면모의
홍보효과도 매우 중요하다.

또 시설의 사후관리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막대한 예산의 시설투자가
2-3회 정도의 경기만을 위해 준비될 수도 있다는 점은 빈의 효과를 초래하게
될 뿐이다.

국내 도시간의 유치 기원행사는 소모적이고, 어려운 나라살림으로 볼 때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지금 유치를 희망한 모든 도시가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있는만큼 결정이
늦어질수록 그 후유증도 클 것이 분명하다.

조직위원회의 신속하고도 공정한 결정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