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계 등 중공업계에 모듈(Module)생산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모듈생산이란 주요 부분품들을 완제품으로 납품받거나 별도의 작업장에서
완성해 최종 생산라인에서는 이를 조립만 하는 방식.

중간공정을 축소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자는게 그 목적이다.

컨베이어벨트 주위에 작업자들이 모여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작업을 하는
기존 방식보다 공기가 단축되고 인력도 줄일 수 있어 새로운 원가절감형
생산방식으로 환영받고 있다.

최근 모듈생산이 가장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곳은 조선업계이다.

조선업계의 생산성은 도크(Dock)의 회전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정된 도크안에서 1년이면 수십척의 배를 만들어야 하니 미리 블록(선체의
일부분)을 만든 뒤 도크안에서는 최종 용접만 하는 모듈생산개념을 도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4백50t 용량의 골리아스 크레인 2기를
이용, 미리 제작해 놓은 5백20t짜리 대형 블록을 도크안의 선박위로 단숨에
옮기는데 성공했다.

이회사 관계자는 "지난 93년부터 누가 블록을 크게 만들고 누가 이 블록을
옮길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을 보유하느냐가 경쟁의 관건이 되고 있다"며
"이번 대형블록의 탑재성공으로 공정단축효과가 생긴 것은 물론 작업환경의
개선과 안전에도 큰 진척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한라중공업 등은 아예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블록을 만든 뒤
이를 옮겨와 국내에서는 최종 조립만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삼성은 중국 절강성 영파시에 건설중인 연산 3만6천t 규모의 블록생산공장
에서 선수와 선미부분의 블록을 제작해 빠르면 이달부터 국내로 운반할
계획이다.

내년말부터는 동남아 등지에서 수주한 대형 구조물도 중국 현지에서 제작
공급할 방침이다.

한라중공업도 지난해 9월 중국 청도에 실사단을 보내 블록공장 후보지를
조사하는 한편 현지 조선소에서 제작한 중간재를 국내로 수송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0만t급 화물선을 만들 경우 예전같으면 1년 이상
걸렸으나 최근엔 6개월 가량으로 줄어들었다"며 "이중 모듈생산방식이 약
2개월 정도 줄이는 효과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업체들도 모듈생산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정공 철차사업부는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패널과 프레임 등을 아예
완성품으로 납품받아 최종 공정에서는 조립만 하고 있다.

공작기계 역시 머시닝센터의 주축과 공구지지대 등 예전에는 자체 제작하던
물량을 점점 외부업체에 완성품으로 하청을 주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정공 생산관리실 진학성부장은 "모듈생산이후 인건비절감은 물론
자재관리의 효율화, 관련 부품의 공유화가 부수적으로 따라 왔다"며 "모듈
생산으로 생긴 잉여인력의 효율적인 관리와 우수협력업체 육성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관건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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