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삼성컵 세계 여자챔피언십에서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
박세리가 세계 1위 소렌스탐에 마지막날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던 장면은
아직도 골프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박세리가 우리나라 골퍼중 사상 처음으로 세계 3위에 입상하던 이날 특히
아쉬움과 뿌듯함을 동시에 달래야 했던 젊은이가 있다.

혼자서 이 대회를 도맡아 챙겨온 제일기획 스포츠컨벤션팀 송인형대리(32)
다.

스포츠컨벤션팀이 수행하는 각종 스포츠 마케팅사업 중에서도 그가 담당
하는 것은 골프분야의 마케팅과 매니지먼트업무.

각종 골프대회를 준비 운영하고 유망 골프선수를 발굴 육성하는 것 등이
그의 일이다.

인터넷을 통해 골프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

국내 최초의 세계여자프로골프협회(LPGA) 공인대회였던 지난해의 삼성컵
여자챔피언십도 그의 작품.

충분한 홍보효과와 깔끔한 대회운영을 위해 석달전부터 밤잠을 설쳐야 했다.

골프를 담당한 지는 2년정도밖에 안됐지만 그는 벌써 회사에서 골프
전문가로 통한다.

당연히 그는 골프를 좋아한다.

유학시절(미 UCLA대 석사과정 무역학전공) 처음 골프를 접했고 직업상
골프장에 갈 일이 많았던 것도 한가지 이유다.

핸디캡 12로 꽤 잘치는 편이다.

"골프는 입장객 연인원이 무려 8백만명이나 됩니다. 야구 농구를 능가하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셈이죠. 그렇지만 골프장이용료 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비싼 편이라서 눈총을 받기도 하지요"

그의 꿈은 제일기획 스포츠컨벤션팀을 미국의 IMG사와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대행업체로 키우는 것이다.

즉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하도록 하고 광고 홍보를 비롯한 나머지 모든
일은 회사에서 대신 처리해 주는 매니지먼트 역할을 하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에는 세계 제일의 골프스쿨인 미국 플로리다 레드베터
골프스쿨에 30여명의 골프 유망주들을 데리고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우선은 선수를 키우고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세리에 대한 전속계약과 미국 연수과정 파견은 대표적인 예다.

IMG도 처음엔 전설적인 골프영웅 아놀드 파머의 재산관리에서부터 시작
했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많다.

당장은 3달 앞으로 다가온 아스트라컵 등 국내 대회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그동안 구상해온 골프코스 설계 등 새로운 아이템들도
본격화시켜 나갈 작정이다.

"골프는 인생에 곧잘 비유되지요. 매너와 양심이 생명인 운동입니다"

아름다운 경관과 적지않은 운동량 등도 그가 골프에 탐닉하는 이유라고.

"돈이 제법 많이 드는 것이 제일 큰 흠이지요. 우리도 외국처럼 적은
돈으로 쉽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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