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이 처음 치어리더를 하겠다고 했을때 보수적인 집안에서는 당연히
불가를 통보했다.

그러나 고집에 관한한 황소로 통했던 이사장은 결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사장이 택한 방법은 극단적인 단식투쟁이었다.

꼬박 사흘낮 사흘밤을 물 한모금 먹지 않은 채 농성(?)을 벌였다.

물론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이러다 결국 딸자식 하나 죽이는게 아닌가 하고 아버지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지금은 아버지가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변신해 그녀를 지원해 주신다.

이사장은 무슨 일이든 미리 꼼꼼하게 계획하고 일에 착수하기 보다는 일단
저질로 놓고 행동에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93년 회사사무실을 낼때도 그야말로 맨바닥에 헤딩하는 식으로 덤벼들었다.

방배동에 조그만 사무실 하나를 내는데도 당시 2천만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사장의 수중에 있던 돈은 모두 합해도 고작 3백만원에 불과했다.

그녀는 한 은행지점장을 찾아가 다짜고짜 1천만원의 대출을 요청했다.

자신이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는지 어떤 곳에 돈을 쓸 것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당찬 이사장의 기세에 눌렸는지 아니면 운이 좋았는지 이사장은 대출을
받는데 성공하고 소원대로 사무실도 열수 있었다.

늘상 일에 바빠 아직 좋은 사람 만날 틈도 없었다는 그녀는 올해는 꼭 결혼
에 골인해 그간 속만 썩여 드린 아버지께 작은 효도를 하는 것이 소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