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종금사 등 금융기관 사이에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일부 기업의
"여신 떠넘기기 싸움"이 한창이다.

이 와중에서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봉착한 기업들마저 돈 구하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종금사들은 한보철강과 삼미그룹의 연쇄부도
이후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고 소문난 일부 기업들의 여신을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여신감축을 위해 신규여신을 가급적 억제하는 대신 만기가
되는 대출금의 연장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담보로 잡고 있던 견질어음마저 교환에 회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보 부도직후엔 주로 종금사들이 여신 떠넘기기에 앞장섰으나 최근들어선
대형 시중은행들도 여기에 합류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보와 삼미 등 대기업의 연쇄부도로 금융기관 사이에
소문이 좋지 않은 여신줄이기 경쟁이 한창"이라며 "종금사들의 경우 만기가
되는 어음을 은행들이 막아줄 것이라는 추측에 따라 교환에 돌리고 있으나
은행들도 이 자금을 떠안지 않으려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의 이같은 싸움에 따라 업황이 괜찮은 기업들까지 대출금 연장을
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자금결제를 못해 일시적이나마
부도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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