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육성에 있어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주도적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인도네시아이다.

95년 1인당 GNP가 1천달러에 불과하며 산업구조도 고도화되지 못한
인도네시아가 자기기술로 비행기를 만들어 띄운다는 사실은 분명 충격적이다.

이나라는 이미 50인승급 비행기를 독자개발, 상용화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엔 1백인승급 중형기와 헬기 제작에까지 나서고 있다.

이러한 기적의 뒤에는 BJ 하비비 인도네시아 국영항공기 제조회사(IPTN)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물리학 박사인 그가 독일 MBB항공사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70년대
인도네시아는 대대적인 경제개발을 시작했다.

하비비는 수하르토대통령으로부터 최첨단 산업육성의 책임자로 부름받는다.

하비비는 이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을 이끌어갈 핵심산업으로 "항공"을
선택, 주위의 부정적인 시각을 무릅쓰고 집중적인 지원을 단행했다.

"남들이 못하는 산업을 해야 앞서갈 수 있다.

선진국이 이미 우위를 점한 산업으로는 항상 뒤쫓아가게만 된다"는게
그의 벤처정신이었다.

인도네시아가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도서(도서)국가여서 중형기 수요가
크다는 점도 감안됐다.

4반세기가 지난 지금 인도네시아 국민은 세계에서 몇 안되는 항공기생산국
이란 자부심에 가득차있다.

물론 관련산업이 뒷받침되지 못한 "사상누각"이라느니, 국제적인인증
부족으로 판로확보가 어렵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항공산업은 이나라 자국경제를 한차원 높게 도약시킬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