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림은 과거 일제의 수탈과 6.25사변으로 황폐했던 암흑시대를
벗어나 그동안 모두가 애써 심고 가꿔준 보람으로 이제는 어디를 가나 쾌적
하고 풍요로운 산림문화를 이룩했다.

이제 남은 일은 울창한 산림을 깨끗이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마다 봄철이면 건조한 대륙성기후의 영향으로 산불이
발생했다하면 걷잡을수 없이 번져 대형화마로 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인적 물적피해는 물론 자연생태계는 말그대로 수년동안 파멸적
이었다.

그런데 산불발생의 유형은 대부분 우연이 아닌 인재라는데 큰 문제가 있다.

96년 전국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총 5백27건중 78%가 불씨 취급을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산행중 무심코, 또는 꺼졌거니 하고 버린 담배불이라든지, 취사하다가
불똥이 튀어 수습할수 없이 번진 것이다.

산림관계 부서에서는 "산불방지 대책본부 상황실"을 설치, 주야간 비상근무
체제로 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전국토 65%가 산림지역인데 이 엄청난 면적을 산불로부터
지키기란 실로 불가능하다고 할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국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경기도와 강원도 영서지방을 관할하는 북부지방 산림관리청의 경우 2백40여
명이 43만ha의 산림을 보호 관리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결국 국민들의 평소 산불방지 의식에 크게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번 불에 타면 수십년이 걸려야 원상회복이 되는 만큼 우리 모두 특히
봄철 산불방지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

문인식 < 북부지방 산림관리청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