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우럭, 멍게, 해삼, 다시마, 미역, 광어, 문어, 놀래미,
도다리...

먹거리로 치면 이보다 풍성한 식탁이 또 어디 있을까.

하지만, 산해진미를 맛보는 일은 살아 숨쉬는 생명체를 직접 눈으로
보며 느끼는 감동에 비견할 바가 아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파리떼,신비로운 산호초를 보고 있으면 세상사
번뇌와 욕심이 어느새 사라진다.

현대석유화학 스킨스쿠바 (회장.정비부 최충하 부장)는 89년 회사 창립과
더불어 창단된 이래 꾸준히 사내 직원들에게 인기를 모으며 현재 필자를
포함하여 현재 71명이 넘는 회원수를 자랑하며 사내 최대 동호회로
자리잡았다.

창단초에는 단순히 여가를 즐기자는 소박한 취지로 출발하였으나
차츰차츰 식구도 늘어나고 회사의 관심과 격려도 커져 인명구조활동
자연보호활동 등 활동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창단 당시만 하더라도 소수의 전문 다이버를 제외하곤 거의
아마츄어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회원 대부분이 프로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어 가고 있다.

우리 동호회는 매년 태안 해양경찰소 대산지서, 대산 세관, 명지 파출소,
대산소방파출소, 대한적집자 서해인명 구조대 등 기관단체들과 협동으로
조난구조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아울려 매년 7월경 삼길포
앞바다를 중심으로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수중자연보호활동도 몸소
실천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해신에게 바치는 개해제를 시작으로 근해 삼길포 학암포 만리포
등에서 펼치는 수중탐사활동과 비교적 장거리코스인 남해안과 동해안
등지의 원정탐험활동, 춘추계 야유회 등 정기 프로그램을 통해 회장
상호간의 인화와 친목을 다져나가는 데도 게을리히지 않고 있다.

그밖에 기본이 되는 안전교육, 다이버의 에티켓 교육도 철절히 실시하고
있다.

바다는 고갈되어 가는 인류의 마지막 보고이다.

또한 각박해져가는 삶을 따뜻하게 지탱해주는 마음의 고향이며 안식처
이다.

하지만 갈수록 오염정도가 심각해지고 있어 바다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회사 스킨스쿠바동호회의 소실천이 자연보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각성의 작은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바다속에도 봄이 한창일 것이다.

따스한 햇볕은 수심속 동식물에게도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그 바다속을 여행하는 우리 동호회원들의 활기찬 모습이 눈에 떠올라
미소가 머금어진다.

올봄에도 아름다운 추억에 잠기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