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나 변호사 및 회계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흔히들 "M&A부티크"로 불리는 중개전문회사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것은 90년대중반.

지난 94년말 숱한 논란끝에 증권거래법 개정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하면서
M&A중개회사들은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거래법 시행에 2년간 유예기간을 두긴 했지만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상장사 지분을 10%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10%룰"이 폐지된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상장사의 경영권이 더이상 대주주의 성역은
아니라는 점이 부각됐다.

곧이어 95년 봄엔 동부그룹에서 한농을 인수하는 적대적 M&A까지 이어져
분위기는 심각해졌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지분확보에 나서는 대주주들과 다른
기업을 인수하려는 기업들간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다.

이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전문부티크로서 세간의 눈길을 끈 곳이 바로
한국M&A.

해외유학과 삼성물산 한국종금에서 근무했던 권성문사장이 지난 95년1월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한솔그룹의 옥소리 광림전자 인수와 신원의 광명전기 인수를
비롯해 크고 작은 중개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M&A부티크를 개척했다.

영우통상을 인수해 다시 넘기는 턴어라운드 방식의 M&A에 성공해 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한 권사장은 현재 군자산업을 인수해 상호를 "미래와 사람"
으로 바꿔 기업경영에 여념이 없는 실정.

최근 코미트M&A를 새로 발족시켜 활약하고 있는 윤현수사장도 M&A의
권위자다.

한외종금의 M&A팀장에서 독립해 회사를 차린 그는 지난3월초 한국M&A학회의
회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교수와 기업인 및 변호사 회계사 등 쟁쟁한 인물들을 학회회원으로 유치,
올해안에 회원수를 2백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윤사장은 또 M&A의 이론과 실무를 연계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학회활동외에 지난 2월 한국기업금융연수원이란 별도법인을
만들어 연수과정을 개설해 운영중이다.

현재 2개월과정으로 제1기 고급M&A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1일부터
5일간 "M&A와 5분 분석법"이란 기업진단 연수과정을 열 계획이다.

지난달말 종근당의 공개매수 신청건에도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달부터 강제공개매수 제도가 도입돼 당장은 적대적 M&A가
주춤하겠지만 길게 보면 M&A가 기업의 성장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개방과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갈수록 M&A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매수전략연구소(CASI)는 "월간M&A"라는 월간지를 발간, 창간호에서
"삼성그룹도 3조6천억원이면 M&A할 수 있다"는 기사를 실어 관심을
증폭시켰던 장본인.

지난해말 CASI란 이름을 프론티어M&A로 바꾼 성보경사장은 M&A부티크계에선
그 누구 못지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창석유의 경영권 방어에 대리인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지난 3월초 정식
발족한 "M&A전문가회"의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각계의 M&A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선진 M&A기법을 소개하고 국내
기업들의 성장방향은 물론 국내M&A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로
발족됐다.

국제M&A의 최영식사장도 쉴 틈이 없을 만큼 바쁘다.

그는 주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한 M&A로 차별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금 최사장은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이 나라에서 분리독립한
에리트리아의 민영화과정에서 불하되는 기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달중 9개 업체, 5월이후 연말까지 30개사가 민간으로 이양되는데 이들
기업을 사들이면 유럽이나 중동으로 진출하는 전초기지로 특히 유망하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쪽도 큰 건을 추진중이며 조만간 에인절클럽도
결성할 예정이다.

대한기업분석의 맹양기사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M&A쪽으로 특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국가적으로도 기업의 능률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맹사장의 평소 지론.

지난 95년3월 회사를 설립한 이래 여러 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하반기 유망한 제품을 개발한 모기업을 자금력있는 중견회사에
인수시켜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발족한 아시아M&A의 조효승 채운섭사장은 한국M&A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한껏 발휘하며 소리소문없이 중개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뿌렸던 씨앗을 하나씩 거두어 들이는 단계라는 것이 채사장의
설명이다.

올들어 여성패션회사와 정보통신 관련회사 등 2건의 M&A를 성사시켰고
현재 2건의 상장사와 3건의 비상장사를 놓고 막바지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밖에 5~6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A월드의 김해석사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 걸친 해외네트
워크를 구축했다.

우리나라에 진출하려는 해외기업들에 국내 합작파트너를 알선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이밖에도 M&A부티크중에선 내로라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스턴M&A의 강진사장이나 <>파이스트인베스트먼트의 박동현사장
<>M&A엔지니어링의 최선호사장 <>유나이티드M&A의 김태형사장 <>신한M&A
기술의 최기붕사장 <>아카바M&A의 김형석사장 <>인헨스먼트의 이영두사장
<>프라임매니지먼트의 정현준사장 등이 쟁쟁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전문중개회사들뿐만 아니라 증권사나 은행 종금사와 법률회사
회계법인 신용평가회사들도 나름대로 팀체제를 갖춰 M&A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회사 단독의 기량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 곳에선 보다 효율적인
M&A업무를 위해 중개업체간에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사례도 많다.

중소기업은행의 M&A지원반은 청운회계법인의 M&A팀과 업무제휴관계를
맺었고 코미트M&A는 산업은행과 손잡고 해외M&A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또 동양증권 M&A팀은 에이텍컨설팅과 업무제휴를 맺어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바야흐로 M&A중개기관들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들간의 치열한 경쟁과 업무제휴 등으로 중개기관들의 부침도 극심할
것이다.

동시에 이들의 피나는 노력은 우리나라 M&A시장을 보다 성숙시키고
기업들의 성장활력을 북돋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