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성 <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

개정 증권거래법에서 새로 채택된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일정한 경우 공개
매수에 의해서만 주식을 취득하도록 요구하고 개별협상에 의한 취득이나
장내거래에 의한 취득을 금지하는 제도로서 지배권 프리미엄을 분산시키고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데에 그 1차적인 목적이 있다.

또한 개정 증권거래법은 의무공개매수의 경우 매수물량 및 매수가격에
하한선을 둠으로써 결과적으로 공개매수를 시도하기가 상당히 어렵게 되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한편으로 주식매수의 방법으로 공개매수를 강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개매수를 사실상 어렵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기업인수를 억제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된 법률에 의한 의무 공개매수는 (1) 6개월내에 10인이상의 자로부터
거래소 시장외에서 주식을 매수하여 매수한 본인과 특별관계자(특수관계자와
계약상 공동보유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가 대상회사 총 발행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경우와 (2) 주식을 매수하여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이 대상회사의 총 발행주식 25%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경우에
적용된다.

(2)의 경우에는 장외거래인지 장내거래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또한 매수
상대방의 수에 관계없이 공개매수의무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주주 1인으로부터 주식 25%이상을 장외에서 개별거래에 의해
취득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같은 의무공개매수제도 아래서는 우호적 기업인수도 제한된다.

지금까지 우호적 기업인수는 대부분 장외에서 기존 대주주와의 개별거래를
통한 주식인수의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서
이 방법이 더 이상 이용될 수 없게 됐다.

다만 10인 미만의 자로부터 25%미만의 주식을 우호적으로 인수하거나,
25%이상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로부터 25%미만의 주식을 부분
인수한 뒤 공동경영하는 것은 가능하다.

적대적 기업인수는 그간 공개매수를 통하여 이루어지거나 또는 기존
대주주사이의 분쟁을 틈타 공격자가 2대주주 등으로부터 개별협상에 의해
주식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런데 기존 제2대주주 등으로부터 주식을 인수할 때도 공격자가 기존
보유분을 합쳐서 25%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경우는 금지된다.

따라서 새로운 제도 아래서는 공개매수가 유일한 공격방법으로 남는다.

그런데 이 공개매수는 앞서 본대로 총 발행주식의 50%를 넘는 수량을
매수청약하여야 하며 또한 그 가격도 제한이 있어 공개매수를 시도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그결과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공격자측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다른 한편 일단 공격자측이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고 공격을 개시할 경우
방어자측의 방어행위 역시 매우 큰 제한을 받게 된다.

방어자측은 통상 이미 25%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므로 이 경우
방어자가 방어행위를 위해 1주의 주식이라도 추가취득하기 위해서는 공개
매수에 의해 하기 때문이다.

결국 공격자측이나 방어자측에 모두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인수의 순기능을 외면한 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기업인수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증권거래법 제200조의 폐지 이후
도입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이제 막 성장해 가는 기업인수시장에 어떻게
뿌리내리게 될지 좀더 두고 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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