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철강업체 사장들의 평균 연령은 50대 후반이다.

60대도 적지 않다.

박병준 강원산업 사장 같은 이는 전문 경영인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65세다.

다른 업종 사장들의 평균 연령이 50대 초.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철강업체
사장들은 연만한 편이다.

철강업체 사장들의 나이가 이처럼 지긋한(?)것도 역시 업종 성격
탓이 크다.

경영의 보수성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승진도 늦기 때문이다.

사장에게 어떤 경영 테크닉보다는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함이 요구되는 게 철강업종이란 속성도 그렇다.

그래서 철강 기업 사장들은 대부분 쇳덩어리가 단련되듯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병"들이 많은 것이다.

김종진 포철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68년 포철에
입사한 정통 포스코 맨.

열연 1부장, 포항제철소 부소장, 광양제철소 부소장을 두루 거친
엔지니어이기도 하다.

김사장은 특히 광양제철소 소장을 맡아 이 제철소를 완공시킨 주역이다.

세계 최신의 광양제철소를 직접 건설한 만큼 철강 신기술.신설비 등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셈이다.

지난 94년 김만제회장 취임과 함께 사장에 올라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

노관호 인천제철 사장은 철강업계에선 이방인 격이다.

원래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대자동차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까지 지낸
자동차 전문가여서다.

노사장은 특히 자동차 영업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그가 인천제철 사장으로 지난해 부임한 것도 철강경기 불황을 정면
돌파하라는 그룹의 특명 수행을 위한 것.

인천제철 사장 부임후 1년도 안돼 엔지니어 뺨칠 정도로 현장을 꿰고
조직을 장악해 직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장상돈 동국제강 사장은 장상태 그룹회장의 동생으로 오너 계열 사장.

현재 동국제강 외에 한국철강의 대표직도 맡고 있다.

지난 62년 조선선재에 입사한후 재무 회계 업무를 두루 거친 관리통으로
수치에 밝다는 평.

사내에선 "돈사장"으로 불리며 철강 설비분야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다.

박병준 강원산업 사장은 이 회사 초창기인 58년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재직해온 전문 경영인.

국내 영업 18년에 해외영업 7년, 중공업 부문 영업 12년의 경력을 쌓은
영업통이다.

또 설비 전문가여서 포항공장의 설비는 공장 건립때부터 지금까지
모두 박사장의 손을 거쳐 도입됐다.

올해 65세의 나이이지만 술자리를 사양하는 적이 없을 정도로 정력적이다.

평소 말이 없고 과묵한 성격이지만 부하직원들과는 격의없이 소줏잔을
기울일 수 있는 사장이라는 게 직원들 얘기다.

윤대근 동부제강 사장은 개인적으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동서간이다.

지난 88년까지 동부산업등의 임원으로 있다가 제강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평소 도전적이고 혁신적으로 경영을 하는 스타일로 인천에 아연도공장과
컬러강판 공장을 건설할때는 과거 외국기술에 의존하던 것을 완전히 탈피해
1백% 자체기술로 건설을 추진해 성공했다.

미리 예고도 없이 공장을 수시로 방문해 근로자들의 애로를 듣고 즉시
시정지시를 내리는 현장 중시 경영인이기도 하다.

이철우 연합철강 사장은 지난 66년 연철 공채 1기로 전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컴퓨터에 관한한 업계 사장중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연철에선 그래서 경영보고도 모두 컴퓨터로 한다.

지난해엔 사내교육 자료를 본인이 직접 CD롬으로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조재철 세아제강 사장은 지난 95년 1월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거의 1년동안
포항공장에 한달의 절반을 상주하면서 현장을 익힌 노력파.

취임때부터 현재까지 공장에 상주할때는 구석구석을 방문한다.

출근과 동시에 전날밤 숙직사원과 차를 마시며 공장의 밤새 상황을
보고받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