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유치를 위해 호텔 등 관련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해외유학에 따른 적자를 줄이기 위해 외국대학 국내 분교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여행관련 산업의 경쟁력제고 대책"이 나왔다.

여행부문(해외유학포함)국제수지적자는 95년 11억9천만달러에서
작년에는 26억2천만달러, 올들어서는 2월말까지 두달동안에만 6억1천만달러에
달하는 등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상수지적자의 11%가 이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만큼 뭔가 대책이
시급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바로 그런 점에서 국제수지대책 차관회의를 거쳐 발표된 이 대책은
주목할만하다.

2002년 월드컵을 위해서도 관광호텔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등을
감안하더라도 타당한 조치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 대책만으로 여행수지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여행수지적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소득증대로 해외여행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측면에 겹쳐 제주도 등 국내 휴양지의 물가가 비싼
탓으로 동남아 등지로 가는 것보다 국내관광이 돈이 더들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도 관광자원이 빈약한데도 원인이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풀이할수 있다.

경제도 어려운데 골프를 치기 위해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들도 적지않아
지탄을 받고 있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이런 사람들이 줄지 않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심각한 골프장 부킹난,터무니없이 비싼 그린피가 결국 유행성 해외골프
여행을 결과한다고 볼수 있기 때문 이다.

이번 대책에는 관광호텔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 개발부담금 환경개선
부담금을 2002년까지 한시적으로 경감해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지만, 골프장
스키장은 물론 전반적인 관광투자에 대한 "시각"이 차제에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

관광산업에 대한 세금및 각종 부담금중과나 여신억제시책이 과연 지금
여건에서 적절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도,내국인의 불필요한 해외여행을
줄이기 위해서도 좀더 종합적이고 폭넓은 관광산업 지원방안이 긴요하다고
본다.

외국대학 국내분교를 허용하는 문제도 그렇다.

우리는 국내대학들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도 외국대학 국내분교 허용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실제로 그것이 설치되더라도 해외유학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해외유학이 초.중.고교생에까지 번지는 등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우리 교육이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의 질, 심각한 대학간 격차, 그로 인한 입시경쟁 등 꼽자면
끝도 없는 문제점투성이 교육현실이 개선되지 않는한 유학 붐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지고보면 이번 여행수지대책의 내용들은 국제수지적자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를 겨냥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좀더 폭넓은 보완대책이 지속적으로 마련돼야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