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재고누적으로 조업단축위기를 맞고있다 한다.

급기야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2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수요억제책
철회와 관련 세금감면을 정부에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모두 14종에 이르는 자동차관련세금을 줄여주고 배기가스기준등을
완화하는 한편 혼잡통행료징수확대를 보류해달라는 것이 그 골자다.

우리는 이러한 업계의 건의가 전적으로 옳다고는 보지않는다.

무역적자확대로 인한 외채누증과 과소비등이 우리경제의 최대현안인
점을 감안하면 기름한방울이라도 아끼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박한
과제인데다 환경문제나 교통문제로 구차한 설명이 필요치않을만큼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재의 자동차업계 재고상황이 "어렵다"는 수준을
넘어 위기상황에 처해 있음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는 지난 3월말 현재의 자동차재고가 18만1천대라고 밝혔다.

이중 수출용이 5만6천대 내수용이 12만5천대다.

지난 1~3우러중 석달동안 국내판매가 30만대를 약간 웃돈 것에 비해
보면 그 재고가 얼마나 많은 가는 쉽게 알수있는 일이다.

우리가 이러한 자동차재고를 심각하게 보는 것은 당장의 업계애로를
걱정하기 보다는 우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의 장기적인 존립기반에
흔들리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현재 자동차업계 종사자는 20만명에 이르고 지난해 기준으로 수출은
1백4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자동차는 3만여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는 종합기계산업으로 전후방연쇄
효과가 커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의 이러한 영향도 문제지만 그나마 버텨주던 수출상품인 자동차마져
위축된다면 더욱 큰 일이다.

그런점에서 우리는 업계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제한적인 범위에서나마
가능한 모든 대안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강력한 수요진작책은 어렵다하더라도 구조적으로 불합리한 규제나
세제등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

예컨데 업계의 지적대로 자동차에 14가지나 되는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너무 많다고 생각도기 또 환경기준등도 지나친 규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것이 옳다.

흔히 얘기되는 보유는 쉽게하되 운행비용이 많이 들도록해서 에너지절약과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함께 도모하는 대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사정을 감안해보면 돌파구는 역시 수출에서 찾아야
하고 이것 역시 고비용저효율 개선이라는 정답을 들먹일수 밖에 없다.

제조원가중 노무비나 금융비용의 구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은
이부분의 원가절감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생산성이다.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이나 부가가치생산액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평균시간도 한국은 1백48시간으로
일본의 48시간보다 2배를 훨씬 넘는다.

이래가지고는 경쟁을 할 수 없다.

경쟁력을 제고할 다각적인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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