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가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 많은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도 자기 삶에 있어 유난히 감동적이고,
유익한 만남은 잘 잊혀지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어 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흔한 어떤 모임에도 참여하기를 기피했다.

동네 조기 축구회는 물론 학교 동문회 조차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둘 이상만 모이면 지연, 학연, 혈연 등을
밀미로 동갑내기 계까지 하니말이다.

이렇게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모임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근사한 명분을
앞세워 만들어졌지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처음 만들 때의 좋은 취지는
점차 퇴색되고 오히려 분파를 일삼거나 아니면 먹고 노는 일에 더
열중하는 듯한 모습이 싫어서이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고집이 우연한 모임을 계기로 일순간에 바뀌게
되었다.

지난해 8월5일부터 10일까지 5박6일동안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96 하계 알래스카 경영자포럼"에 참석하고서부터다.

한국경제신문은 신이 만들었다는 북극의 아름다운 알라스카에서 국내
각 분야의 뉴리더들을 대상으로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발상전환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앨빈 토플러의 "21세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비롯하여, "정보화 시대의 기업경영", "음악이 있는 집에 활력이 있다"
등의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도 매력적이었지만 그 보다 더 큰 보람은
각계의 다양한 분들과의 만남이었다.

귀국 이후 이 포럼에 참가한 몇몇 분들이 주축이되어 "퓨처 클럽
(Future Club)"이라는 모임이 자연스레 만들어졌고, 나는 난생 처음
이 모임의 회원이 되었다.

퓨처 클럽은 뜻 그대로 미래를 위한 모임이다.

항상 오늘보다 더 밝은 내일을 생각하는 진취적인 모임이다.

우리 모임의 회원은 1백30여명이다.

초대회장에는 서정욱 사장 (한국이동통신)이 선출되었고, 김덕용 의원,
홍성태 교수 (한양대학교 경제과), 박상희 회장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 이광희 대표 (이광희 럭스), 박경홍 사장 (39 홈쇼핑) 등
각계의 신선한 뉴리더들이 회원으로 있다.

퓨처 클럽은 아직 6개월도 안된 새내기에 불과하지만 다른 어느
모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을 갖추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