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 얼마전 발표한 "96년 한국인의 사고에 의한 사망"통계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사고의 유형은 교통사고로 선진국의 2~4배에 달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등록대수는 1천만여대인데 매년 20만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1만여명이 사망한다니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주변의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의
불행으로만 여기고 외면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명피해이며 교통사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통개발연구원에서는 현재와 같은 교통사고 추세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10년간 사망 11만명, 부상 3백40만명의 교통사고 사상자가 발생하며 이에
따른 피해보상금 혼잡비용 등 총 손실액도 3백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차량과 여러가지로 부족한 교통시설 등의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교통사고는 너무 많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교통사고를 줄여야 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나와 내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차량을 수용하기 위해 많은 예산으로 도로를 신설하고
확장하지만 교통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어차피 부족한 도로의 현실속에서 양보하고 질서를 지키는 길만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고속도로의 정해진 최고속도는 4차선 1백km, 2차선 80km이나 이를
준수하는 차량은 많지 않다.

마치 자동차경주라도 하듯 곡예운전을 하며 쏜살같이 달려가는 차량들도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얼마 차이가 안난다.

불과 몇분을 빨리 가기 위해서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영동고속도로의 확장계획에 따라 금년중 안종IC에서 새말IC간 4차선
확장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고속도로가 보다 넓어지지만 규정 속도를 준수, 안전하게 운행해
교통사고가 적은 교통문화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나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찬열 < 한국도로공사 원주 영업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