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하면 으레 거액투자를 생각하지만 소규모 자금으로도 알뜰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금리움직임을 읽을 수 있고 약간의 예측력만 뒷받침 된다면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는 것이 채권투자.

기관과 큰 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채권시장에도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도전이 거세다.

<> 국민주택채권1종 =무역회사에 다니는 A(35)씨는 지난 95년10월부터
증권거래소에서 소액국공채가 집중매매된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귀가
쫑긋했다.

그동안 주택마련을 위해 월급에서 푼푼이 모은 돈으로 갓 발행된 국민주택
1종채권(95-9)을 같은해 10월2일 사들였다.

가까운 증권사 지점을 찾아가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매입한 것이다.

그해 9월30일 발행된 5년만기의 표면금리 연5%짜리 채권이다.

매입당일 유통수익률이 연11.37%여서 액면 1만원당 7천4백53원에 액면
2천만원어치를 투자했다.

다행히 이 채권을 사들인뒤 유통수익률이 서서히 내려가더니 7개월쯤
지나자 연10%선 밑으로 떨어졌다.

채권의 경우 유통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값은 거꾸로 오르게 된다.

그래서 A씨는 이듬해인 96년4월29일 유통수익률이 연9.89%인 액면 1만원당
8천7백52원에 모두 처분했다.

그에 따른 시세차익은 57만여원의 이자를 합친 2백59만8천원.

여기서 이자소득세 6만여원을 뺀 실제 투자수익은 2백53만여원을 기록했다.

투자수익률은 7개월만에 무려 17.02%에 달했고 연간으로 환산하면
29.67%에 해당한다.

<> 전환사채(CB) =유명한 금융회사의 부장으로 있는 B(48)씨는 지난 94년
회사에서 받은 보너스 1천만원을 어떻게 굴릴까 궁리하고 있었다.

마침 당시엔 전환사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될 만큼 인기를
끌던 무렵이었다.

B씨의 눈길을 끈 것은 증권당국에서 CB를 발행할 때 일반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청약자격을 주도록 한다는 뉴스였다.

이때다 싶어 그해 5월2일 영풍산업이 발행하는 CB7회(표면금리 1%,
만기보장수익률 8%)의 공모에 참여해 액면 1천만원어치를 사들였다.

6개월이 지나 주식전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 같은해 11월10일
전환가격 1만5천8백원에 6백32주의 신주를 배정받았다.

받은 주식을 계속 보유해 94년도분의 배당(현금2%,주식3%)을 받아 95년
4월29일 주당 3만5천원에 전량 매각했다.

전환주식과 배당주식을 합친 6백50주의 매각대금은 2천2백75만원.

여기서 CB이자소득과 현금배당 및 주식전환시 환불잔액을 더하고
투자원본, 이자 및 배당소득세와 주식거래세 등을 뺀 실제 수익은
1천2백61만여원에 달했다.

결국 B씨는 약 1년간의 CB투자를 통해 1백26.13%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 회사채 =대중음식점을 경영하는 C(41)씨는 주식투자로 손해본 뼈아픈
경험이 있어 그나마 채권투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식당수익금 3천만원을 채권에 투자키로 했다.

그는 지난 95년5월2일 발행된 대우전자 회사채 1백8회분(3년만기 보증채,
3개월마다 이자지급, 표면금리 연13%)을 액면 1만원당 9천5백35원
(유통수익률 연14.95%)에 샀다.

3개월마다 나오는 이자는 정기예금(금리 연10%짜리)으로 넣었다.

1년뒤인 96년5월2일 유통수익률이 연10.57%로 떨어져 있어 액면 1만원당
1만7백8원에 채권을 모두 팔았다.

시세차익만 해도 3백51만9천원에 달했고 이자소득도 3백90만원이었다.

정기예금을 통한 이자소득도 15만원쯤 됐다.

여기서 채권의 이자소득세(76만여원)와 정기예금 이자소득세(1만8천여원)를
뺀 C씨의 투자수익은 원본을 제하고도 6백78만원선에 이르렀다.

투자수익률도 23.7%의 높은 수준이었다.

C씨는 지금도 여유자금만 생기면 목돈을 마련해 채권에 투자할 생각이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