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디지털 이동통신서비스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코드
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이 잘만하면 21세기 우리경제를 이끌어갈 효자수출
상품이 될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우리가 채택했을 때만 해도 "국내 시장용"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CDMA 원천기술 보유국인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동남아 중남미
등지에서 최근 잇달아 CDMA를 디지틀 이동통신규격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2000년께는 개인휴대통신(PCS) 분야의 절반 정도가 CDMA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며칠전에는 이웃 일본이 독자방식을 단념하고 CDMA 방식을 채택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가 하면 유럽식 디지틀방식(GSM)을 고수해온 유럽에서
조차 돌아서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일본이 독자적 방식을 포기하고 유럽의 GSM이 열세에 몰림에 따라
200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결정할 국제규격으로는 CDMA가 채택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 모든 소식들은 지난해 1월 우려와 기대속에 CDMA방식 디지털 셀룰러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종주국" 한국을 고무시키기에 충분
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91년 국책사업으로 총 3천억원을 들여 민.관 공동으로
CDMA 기술 개발에 착수해 5년만에 상용화에 성공한바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이 CDMA 물결에 합류하고 있는 것은 CDMA의 기술적 우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비스 시작 1년만에 가입자 1백만명을 돌파한 한국의
성공사례가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전세계 CDMA 시장규모는 77억 달러에 달하고 2001년에는 282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무선가입자망(WLL)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플림스) 범세계개인휴대
통신(GMPCS) 등 차세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에서도 CDMA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 시장의 성장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수 있다.

이같은 추세로 볼때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한국의 CDMA 기술은 반도체에
이은 또다른 신화창조의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야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국내업체들간의 이전투구식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해외시장 선점
이라는 "공동개발"의 본뜻으로 돌아가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업체들이 싸워야 할 곳은 좁은 국내시장이 아니라 넓은
해외시장임을 잊어선 안된다.

또 CDMA 종주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후속기술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해야 하며 국산 CDMA 장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 강화가 시급한
과제이다.

때마침 정부가 CDMA 기술을 21세기 주력수출상품으로 선정하고 기술고도화를
위해 올해부터 4년간 220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한편 해외무역관을 동원하는
등 전방위 홍보체계를 구축키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아무쪼록 우리에게 주어진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 업계
모두가 지혜를 짜낸야 할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