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경쟁정책위원회에서는
각국의 규제개혁에 대한 추진현황과 추진상의 애로점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 기회가 있었다.

몇가지 특징을 나열하면 첫째로, 이제 규제개혁은 통상적인 경제분야뿐만
아니라 농업 전기 통신 전문서비스업등 거의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하되
특 히 오랫동안 독점이 어느정도 인정되던 전기 수도 통신분야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그 범위를 아주 광범위하게 잡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규제개혁의 추진기국와 관련해서 툭정산업을 관장하고 있는
기구에서 규제개혁을 취급하기에는 내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특정산업과
관계없는 독립적인 기국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며
이런 관점에서 각국의 경쟁당국은 규제개혁의 주창자로서의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끝으로 규제개혁 작업은 대개 "총론 찬성,각론 반대"의 입장이 대부분으로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적으로 둘러 싸하여서 고전분투하는 외로운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일본은 물론 이태리,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의
대표들이 그 고충을 털어놓는 것을 들으면서 선진국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에게도 규제개혁을 새로운 과제가 아니고 우리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아주 시급한 최우선적인과제라는 데 국민 모두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며 그 용어도 규제완화에서부터 규제개혁, 규제혁파에
이르기까지 보다 그 강도가 높아직로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구호보다는 실질적으로 국민모두가 실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으로
국제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내실있는
규재개혁조치를 해나가야 되리라 생각한다.

우선 규제개혁의 대상을 명백하게 하는 것이다.

규제개혁이라고 해서 정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규제를 무조건적으로
없애자고 해서는 안된다.

그 내용에 따라 국민의 생명, 안전, 환경, 치안과 같이오히려 규제를
명확하게 하면서도 강화시켜 나가야할 분야가 있는가 하면 많은 부분의
경제분야 규제와 같이 없애야될 규제는 그 내용을 명백하게 구분하고 이를
다시 단시일내에 없앨 수 있는 규제와 점진적으로 없앨수 있는 규제로
구분하여 그 대상을 명백하게 하는 일이 우선시급한 일이라 하겠다.

둘째로는 규제개혁의 추진방법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인바, 우선
현행의 모든 법령에 규정된 규제사항에 대해 일종의 내가티브(Negative)
방식을 도입 파여 계속 존치가 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명백하게
하여 계속 존치시키되, 그렇지 못한 규제는 모두 폐지되는 식의 규제개혁
방안도 고려해 봄직할 것이며, 일단 조치가 필요한 규제도 매 3년~5년마다
그 필요성을 재검토한 리뷰시스템(Review System)과 일정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폐지되는 소위 일몰제도등도 다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로는 규제개혁에 대한 사후평가와 그 평가결과의 피드백(feed back)
체계의 확립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규제개혁 조치가 있었으나 일반 주민들이 그 효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사후평가 체계의 결여가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규제개혁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규제를 지방자치단체에 넘긴다든지
관련 사업자단체로 넘겨주는 것이 아니며,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시키면서
신고접수를 해야 효력이 있다는 식으로 소위 신고접수권을 존치시키는
등의 조치로는 진정한 의미의 규제철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반드시 그 규제철폐의 효과를 측정해
보는 사후평가가 필수불가결 하다할 것이다.

넷째로 정부의 정책목표와 규제개혁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뚜렷한
의사결정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예를들어 규제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분야가 토지이용이난 공장이전,
건축과 관련된 분야가 상당히 있다고 생각되는데 국토이용의 합리화, 수도권
인구집중 억제, 안전규정우선등 그간의 정부정책 추진내용과 이를 규제개혁
차원에서 완화내지 철폐를 요구하는 일부 의견에 대한 뚜렷한 의사결정과
국민의 폭넓은 공감대의형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정책의 혼선만 가중시킬 뿐이다.

끝으로 아무리 절실하고 필수적인 규제개혁이라 할지라도 국민 모두의
의견수렴 절차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인 스위스 제네바에는 레만호수가 구시가지와
신식라지를 구분하고 있고 몽부랑 다리 하나가 신.구시가지를 연결하고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중이 너무 심해 제네바 주정부는 레많포수에 다리
하나를 더 건설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갖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주민에 대해
새로운 다리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결정은 주정부가 하지 않고 주민의 직접투표에 붙여
결정하기 때문에 그간 수차례 주민투표에 붙였으나 부결되므로써
지급까지도 신규로 교량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제네바 주민들은 교통체중을 감수하고라도 레만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는 다리건설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사례에서 중대한 교훈을 배우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세계각국은 뼈를 깎는 몸부림과 아픔을 겪어가면서 구조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의 핵심과제의 하나로 규제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이기는 길을 과감한 체질개선과 규제개혁외에는
그 방법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맞춰 4월초에 OECD에서는 규제개혁 방안에 관한 분야별 보고서를
실무차원에서 최종확정하여 6월에 OECD 각료회의에서 채택하기로 되어있다.

개도국들의 과도한 규제가 시장진입이나 접근에 장애요소로 여기는
선진국들이 규제개혁 라운드를 시작하자고 않판다는 보장이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스스로 보다 과감한 규제개혁만이 우리경제를
희생시키고 나라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임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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