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서 <쌍용정보통신 사장>


식탁에 오르는 즐비한 음식이 부의 척도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당다리가 휘어지도록 많이 차리는 것이 미덕이었다.

때문에 우리의 부인네들은 없는 살림에 손님 음식상 차리느라 쌍가락지가
성할 날이 없었고,심지어는 빚까지 내서 음식을 장만하느라 마음고생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시절의 과도한 음식상 차리기는 지금도 여전하지만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는 훨씬 심각하다.

옛날에야 먹거리도 부족하고 대 가족이어서 남는 것이나 버릴 것이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남아서 버리는 음식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통상 이름난 한식당이면 남는 음식도 많다.

쟁반을 포개서 날라야 할 정도로 많은 음식이 식탁에 차려지지만 그가운데
반이상이 남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중에는 손을 한번도 대지않고 내보내는
음식도 있다.

이렇게 해서 버려지는 음식과 그 처리에 드는 비용이 한 해에 8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의 10%가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더구나 전체 쓰레기의 31.6%가 음식물 쓰레기라고 하니 호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또 얼마나 클까.

이러한 우리 음식문활 인해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따라서 그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노력이 미흡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못찾고 있다.

전통적인 식사습관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기호문화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음식문화의 변화는 곧 사람들의 기혼변화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우리 고유의 맛과 멋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라면 식습관의
변화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와 언론 그리고 사회단체가 나서서 지속적으로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는 사안이다.

이런 노력은 환경운동이고 경비절감 노력이기에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에 매우 긴요한 것이라 하겠다.

요즘 언론마다 교통 환경 정보화 등 여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도 경쟁력 10%향상운동을 하고 있고..우리 음식문화의 개선도 이런
정도의 관심과 노력이 뒤 따라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과성 캠페인이나 정책으로는 원점희귀의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미 그런 경험을 해보았다.

따라서 정부든 언론이든 사회단체든 그 어디선가 의욕적이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음식문화 개선 캠페인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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