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자취를 감춰 이제는 그런 난폭한 모습을 보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화염병이 최근 다시 등장했다.

노동법 재개정과 관련, 여.야당의 사무실에 화염병이 투척돼 유리창이
깨지고 집기들이 시커멓게 불에 탄 모습이 보도 되었다.

도대체 지금 우리가 어느 시점에 있는가.

그리고 언제까지 이런 폭력적인 시위에 놀라고 피해를 보아야 하는가.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년 여름 연세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한총련 과격시위를 우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신들이 공부하는 터전을 형편없이 망가뜨려 놓고도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애꿎은 전경이 사망하기까지 했다.

그 당시 우리들은 그와같은 친북성 좌경폭력시위는 제발 사라져야
한다고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화염병을 던지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이런 화염병투척이 단지 학생들의 집단행동에 지나지 않고 봄철
"가투"로 옮겨가 더 크게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화염병으로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민주사회의 의사표현의 도를
넘어서는 사회기강 문란행위로서 시대착오적인 짓임에 틀림없다.

개인 의사표현의 자유가 국가체제와 기강을 어지럽힌다면 당연히
제재되어야 할 것이다.

무슨 사회운동이든 대중의 관심과 호응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지도 없을
것이며 성공할리도 만무하다.

이제 국민들은 과격한 폭력시위를 반기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원리가 더 우대받는 시점이다.

대중의 지지를 떠난 사회운동이나 시위는 결코 바람직한 것도 아니며
이룰수 있는 희망도 없다.

노동법 파동에 한보사태, 황장엽 망명, 이한영 피살 등 연일 계속되는
사건들로 사회는 불안하다.

사회안정과 경제살리기에 온 국민이 합심해야 할 때이다.

화염병시위같은 망동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정부도 사회를 더욱 불안케하는 이런 과격시위에 단호히 대처하길
바란다.

김호원 <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