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시도 교육청이 교사 촌지 안받기 운동을 전개한 이후 표면적으로
는 시정된 듯 했지만 실제로는 고액화 지능화하는 추세에 있어 골깊은
초등학교 교사 촌지 수수 관행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학교 촌지는 입학시즌이 되면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부각되는 문제인데
올해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벌써 일부 신문지상에 촌지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새학기 어머니회 구성이나 회장선출을 둘러싸고 돈봉투가 오가고 심지어
학교자체 예산으로 구입하도록 된 교실 비품까지도 사줄 것을 요구하는
교사도 있다고 한다.

도시는 물론 농촌까지도 촌지바람이 불어 보통 5만원 내지 1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는 것이 관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촌지는 마음속으로 부터 우러나온 작은 정성을 나타낸 자그마한 선물을
뜻한다.

교사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낸 미풍양속으로서의 촌지가 이제는 관행으로
굳어버리게 되어 자발성은 사라지고 강제성만 남아 학부모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교사들의 사례를 갖고 과장해 전체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고 강력히 항변하는 양심적인 교사도 많겠지만, 변질된 촌지는 이미
미풍양속이 아니므로 마땅히 근절돼야 한다.

그래야 교사도 떳떳하고 학부모도 부담없이 학교를 자주 찾을 수 있게 된다.

촌지근절운동은 교육청에서 할일이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할 일이다.

이동수 < 대구시 달서구 갈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