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차별 통상압력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우리를 마치 "봉"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미국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고 있는 미국의 중요한 통상파트너
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우리로부터 짜내려 하고 있다.

미국은 요즘 한국의 과소비억제운동을 물고 늘어진다.

과소비억제운동에 정부가 개입됐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개입하지 말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의 요구는 우리의 사정과 논리를 외면한 일방적인 압력이고 요구일
뿐이다.

모든 것을 그들의 논리와 잣대로 재고 평가한다.

지나친 요구와 압력은 단호히 물리쳐야 한다.

과소비억제운동은 민간중심의 국민운동으로 더욱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작년에 경상수지 적자가 2백37억달러였다.

올해 역시 그보다 나아질 전망이 없는 형편으로서 외채는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우리는 과소비로 흥청댈 수 없다.

과소비를 억제해야 우리는 산다.

살길 찾겠다는데 누가 이를 트집 잡을 수 있겠는가.

정부가 개입돼 있건, 안돼 있건 미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대미무역적자국이다.

작년에만 무려 16억3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무역불균형에도 미국의 통상이기주의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

대신 합리적이고 호혜적이며 상호 발전적인 통상현안의 제기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의에 응해야 옳을 것이다.

전경옥 < 서울 광진구 구의3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