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이하여 가장 급속하게 발전할수 있는 산업중
하나가 신용카드산업이다.

지불결제수단으로서 신속성과 편의성및 첨단성이란 속성을 지닌
신용카드는 경쟁시대에서 필연적으로 야누스적 양면성을 띠고있다.

왜냐하면 신용카드사들이 보다 더 시장지향적이고 고객지향적이
되기위해서는 고객들의 소비지향적이고 고도화되고 있는 니즈를
충족시켜 주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신용(Credit)의 규모와 범위를 늘여 나가야하지만 이에 비례해서
연체규모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때문이다.

이와함께 우려는 이미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6개월이상 연체된 악성 연체금이 1996년6월말
기준 1조8백62억원을 기록하게됨에 따라 부실채권이 업계최대의 현안문제로
대두되게 되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악성연체비율을 1.5%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을 정하였고
이에따라 신용카드사들도 연체액을 적극적으로 회수하여 신규발급심사를
대폭 강화한 결과 1996년에는 1.8%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신용카드업계의 수익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5년말 기준으로 해서 살펴보았을때 이용금액대비 신용카드업계
당기순이익은 0.075%를 기록 이용금액대비약성연체금 비율인 1.8%의
1/24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장사해서 1원 벌자고 24원의 연체부담을 안는 셈이다.

따라서 신용카드사들의 대손상각규모는 1993년 4백95억원에서 1995년
1천3백50억원으로 지난 2년간 3배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1996년말의 악성연체비율이 1.47%로 전년도에 비해 낮아졌다고
하나 이는 행정지도에 의한 한시적 효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이와같은 부실채권 규모의 증가는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가.

먼저 신용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제고를 위한 무분별한 신용카드발급의
남발을 들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카드남발은 소비자들에게 신용은 획득하기가 어렵지않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다음으로 소비자들의 신용카드에 대한 기본인식의 미흡및 신용의식의
왜곡을 들수있다.

신용카드는 글자그대로 현 시점에서 물건이나 서비를 구입하고 나중에
지불할수 있는 지불의 이연매체이지 결코 소득의 원천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의 원천을 가진 양 뒷감당은 고려하지도 않은채
알라딘의 램프처럼 신용카드로 무엇이든지 구매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신용의식의 왜곡도 심각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여신등 금융서비스의 제공여부와
그 근거를 결정함에 있어서 고객의 신용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관행이
확립되지 못하였을뿐 아니라 신용정보수집및 활용체계가 매우 취약하였다.

또한 신용불량자에 대한 사회 경제적 제재의 취약도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신용불량자에 대한 제재가 엄격하지않아
신용을 잃고서도 별다른 불편없이 세상을 살아갈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불식되지않고 있다.

1996년말 정부는 카드의 무분별한 발행에 따른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
"신용카드업무개편방안"을 마련하였다.

카드발급기준강화, 연체자의 카드사용제한강화등 회원및 연체관리강화를
그 주내용으로 하고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뒤늦게나마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하다.

그러나 보다 더 핵심적인 사항은 업계 스스로 부실채권과다보유의
심각성을 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발급남발은 필연적으로 연체를 낳고 부실채권및
그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서 투입되는 회수관리비용등은 수익기반악화에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카드사들의 경영악화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연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으로는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용사회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소비자교육강화및
광범위한 신용정보온라인망의 신속한 가동을 통한 개인신용평가제도의
활성화를 토대로 해서 신용카드사들의 적극적인 연체관리 의지가
있어야하겠다.

예를 들면 현행 ABS(Auto Call System)강화및 채권회수전문팀운영외에
회수평점시스템(Collection Scoring System)의 적극적 운용, 이미징
(Imaging)을 통한 데이터 캡처링의 확대적용, 채권회수전무기관설립.육성을
통한 과감한 아웃소싱, 그리고 회수관리절차에의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의 적용등을 생각해 볼수있다.

금융시장이 완전개방되게 될때 연체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우량회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이를통해서 수익성을 제고시킬수 있는 신용카드사가
진정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때 연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은 21세기의
전천후 지불수단으로서 성장발전하는 신용카드사가 되기위한 시급한
과제라 할수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