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신정식)은 19일 오후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각계의 전문가들을 초청, 서머타임제 도입의 타당성에 대한 공청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서머타임제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제도
시행에 앞서 여건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내용을 정리한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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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김린 < 고려대 의대 교수 >
<>김정탁 < 중소기협중앙회 관리이사 >
<>한상완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재무전략실장 >


<> 김린 =서머타임제가 실시되면 생물학적 시간도 한시간 앞당겨 진다.

이론적으로라면 하루 이틀정도 적응기간을 거치면 된다고는 하지만 이
기간중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즉 낮길이가 길어지면서 생겨나는 수면부족은 신경 인지기능을 저하시키고
수행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기계조작 등에 있어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것은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주말 수면시간이 주중보다 2시간이상 많을 경우 만성수면부족증후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30%이상의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서머타임으로 인한 수면박탈까지 겹칠 경우
사고발생소지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생물학적 시계가 늦은 청소년들은 밤늦게까지 활동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데 낮시간이 길어지면 수면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교대근무자의 경우 생물학적 시간변화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다.

물론 여가생활이 확대되면 정신건강상 좋은 측면도 있다.

그러나 수면부족으로 인한 손실도 분명 존재한다.

따라서 수면의학상의 문제, 청소년들의 수면위생 교육, 레저-공공시설확충
등이 먼저 해결되고 나서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정탁 =제도 자체는 찬성한다.

그러나 정부가 근무환경과 국민의식 등을 개선하고 난뒤에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이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근무시간이 연장될까 하는
점이다.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제도적인 보완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식도 문제다.

일본의 경우 여론조사결과 서머타임제를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에너지
절약이었던 반면 우리나라에선 여가시간 증대가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단순하게 여가시간만 늘려주는 제도가 아니라 국가적 이익을
위해 다소 불편이 뒤따르더라도 국민들이 인내해야 하는 것이란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무실이나 공장의 전기시설사용은 일광시간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항상 조명을 켜놓는 게 일반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서머타임제가 에너지절약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건전한 여가활동을 위한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남는 시간에 차를
몰고 놀러다니느라 오히려 에너지 소비가 늘어날 수도 있다.

제도시행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과거엔 70%이상이 찬성했지만 최근 기협
중앙회 조사에선 51%로 찬성률이 떨어졌다.

한보사태 등으로 국민들이 정부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국민홍보를 철저히 한뒤 시행해야 한다.

실시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한상완 =기본적으로는 서머타임제 도입에 찬성한다.

실익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부작용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활리듬의 혼란과 근로시간
연장을 든다.

그러나 기업들이 최근 조기출퇴근제를 많이 도입하고 있어 해가 긴 여름에
출근을 일찍하는 것은 별반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최근 근무시간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기 때문에 근무시간 연장에 대한
우려도 그리 걱정할게 못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조기출퇴근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은가.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업들의 출퇴근 시간이 한꺼번에 당겨지므로
삼성보다 시간지키기가 더 잘 될 것이다.

그러나 급하게 시작하면 안된다.

일본의 경우 서머타임제를 실시하기 위해 몇년째 사전준비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교통체계 변경에 따른 비용까지 조사하고 있다.

우리는 에너지절약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이뤄질
경우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서머타임제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므로 특정 목적만을 위해
추진되면 문화적 충돌이 생긴다.

따라서 사전준비와 대국민 홍보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독일의 경우 서머타임으로 생겨난 여가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 레져 등 공공시설확충에 힘쓰고 있다.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여가시간이 많다고 해서 좋을 일은 없다.

< 정리=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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