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5시, 이불속은 피로에 지친 몸뚱이를 마치 늪처럼 끌어당긴다.

산행에 참가하겠다던 어제의 약속은 이제 후회스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불을 박차고 배낭을 챙겨 메고 집결지로 향함은 잠으로는 해갈될
수 없는 휴식에 대한 갈증을 알고 있음이요, TV앞에서 딩굴어 댈 나태한
휴일에 대한 강한 저항의지로 가능하다.

백록회는 한라그룹 본사사옥 내 임직원 70명이 이러한 인식과 의지를
공유하면서 결성하였다.

작년 7월, 산악회 창립을 하늘에 고하고 무사산행을 빌었던 검단산을
시작으로 주금산, 수락산, 북한산, 소요산, 운악산등 경기의
명산들.기암들의 행렬이 그림보다 수려하던 월출산, 갑사의 내력과 남매탐의
전설이 그윽하던 계룡산, 눈천지의 산길을 대보름 청초한 달빛을 받아
올라간 천제단 정상에서 기어이 일출의 황홀경을 만나고 말았던 태백산을
밟아왔다.

최근 네 번의 겨울산행, 특히 2월의 태백산행은 그 혹독한 경험만큼이나
우리를 성숙시켜주는 계기였다.

백록회와 한라중공업 충북 음성공장의 "소이산악회", 대전의 한라공조
산악회 "메아리"의 연합시산제로 열린 산행은 능선을 때리는 매서운
칼바람과 팀간의 상이한 산행양식을 극복해 내며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그 성과는 백록회의 성숙에서 나아가 한라그룹 내 산악인의 연대, 더
나아가 그룹의 화합과 단결의 일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연대의 분위기는 3월,한라정보시스템 산악회와의 운악산
연합산행으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

아홉달, 산행경력 9회가 말해주듯 백록회는 여전히 산행 경험과
숙련도에서 일천할뿐이어서 "산은 이런거야!"라며 자신있게 주장을 펼 수
있는 회원이 많지 않다.

그러나 "산이 이래서 좋다"라는 말에는 이제 아무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현재 백록회에 가입하여 활동 중인 회원은 총 60명, 월 정기산행에는
평균 20명이 결합하고 있다.

아직 직장산악회의 평균적인 참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백록회 2기 집행부는 올해 중점사업으로 회원의 결합을 높여낼
행사를 준비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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