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택 < 삼성종합화학 서산공장관리팀장 >

싱그러운 아침 햇살을 맞으며 오르는 산행은 한주일간의 모든 스트레스를
씻어버리고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오늘은 틀림없이 "명품과의 조우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게 되면 어린시절 소풍가던 때처럼 마음이 들뜨고
신바람이 절로 난다.

정숙과 고귀함, 청아함의 대명사인 "난"을 좋아하는 삼성종합화학 서산
공장 자생란 동호회는 지난 93년초 모임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결성 초기에는 난에 대한 무지함으로 인해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면도로 산채(자생란 채취)행사를 갔을 때였다.

한약재로 쓰이는 약초인 맥문동을 춘란으로 착각하고 채취한 동호회원들은
연륙교를 건널 즈음 두려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경찰들이 통행자들을 대상으로 검문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춘란을 소지하고 있던 회원은 들키지 않기 위해 춘란(?)을 조심스레 점퍼
안에 감추고 타고간 승용차 대신 시내버스를 이용해 연륙교 통과를 감행했다.

승용차로 연륙교를 막 건넜을 때의 그 통쾌함!

그러나 며칠 안있어 문제의 춘란이 맥문동임이 밝혀지고 그 회원은
원통함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

총 26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자생란 동호회는 고문인 필자와 회장인
교대관리실 송봉재 과장을 중심으로 HD.PP생산부 송시재 대리가 부회장을,
총무팀의 남기태 대리가 총무직을 맡아 보다 활성화된 동호회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생란 동호회는 지난 93년 가을 사내에서 개최한 "성화문화제"에 총
30여점의 한국춘란 희귀종을 전시하는 등 각종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 서산공장 자생란 동호회는 "서.태안 난 연합회"에 가입하고
있다.

지난 3월9일에는 "충남 서부지역 전시회"에 출품, 당당히 금상과 동상에
입상하기도 했으며, 내달 13일에는 연합회에서 매년 개최하는 "자생란
인공수분행사"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