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현재 무역수지 적자가 55억달러에 이르는 등 하루가 다르게
무역수지 적자는 불어나는데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줄어들기는 커녕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언론의 보도를 보면 모피의류 화장품 위스키 승용차 골프용품 등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이 지난해에는 21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95년에 비해 48%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하니, 소득 1만달러시대에 소비 3만달러시대를
살아간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70년대초의
오일쇼크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외제 호화사치품은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고, 이에 기업들은
앞다투어 수입을 하고 있으니 그들에게 경제위기는 한낱 남의 집 이야기일
뿐인지 반문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집안 사정이 어려울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불요불급한 소비를 줄이는
일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국가경제 역시 이런 상식에서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경제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사치성 소비재수입을 대폭 줄여 나가는 일이며, 이를 위해 건전한 소비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본다.

사치성 고가품위주의 소비행태는 한마디로 망국행위이다.

나라경제를 풍요롭고 건전하게 만드는데 있어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국민 각자의 건전한 소비행태에 달려 있는 만큼
호화사치품 소비를 최대한 억제하고 근검절약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라윤선 < 경기 성남 분당구 구미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