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금속은 국내에서 자동화라인을 통해 18K 금을 가공하는 몇 안되는 업체.

송갑수씨(34)가 유학과 미국에서의 짧은 직장생활을 마치고 95년 귀국해
설립한 회사이다.

미국 오하이오대 라틴아메리카학 석사과정 수료.

미국 GIA(미국 보석전문교육기관)에서 국제공인 GG(보석감정사) 자격증
획득.

미국 보석관련업체 메켄나사에서 2년여간 보석 세일즈맨으로 근무.

보석쪽에서는 그럴싸한 이력이다.

송씨는 이같은 경력을 살리기 위해 가공업체를 차렸다.

내친 김에 생산까지 해 보석분야에서 무언가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

"스위스의 금시계 "까르티에" "피아젯" 등은 세계 각국에 1만달러상당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부가가치상품을 제 손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재래식 수공업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기술수준으로는 요원하기만
했다.

국내 귀금속 세공기술이 워낙 취약한데다 이탈리아 독일 등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꺼렸기 때문이었다.

송씨는 금형및 세공기술을 접목시킨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고
미국으로부터 기계를 사들였다.

국내 최초의 할로(Hollow) 공법으로 금을 가공할수 있게 된 것.

이 공법은 금형을 뜬 다음 밑바닥을 붙이는 방식.

따라서 금이 적게 들고 정교한 제품을 만들수 있다.

다행히 국내 인력의 손재주는 세계적 수준에 손색이 없다.

그러나 어렵사리 들여온 기계의 부속품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청계천 일대를 샅샅이 뒤진끝에 간신히 구할수 있었다.

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구에 몰두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제품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연구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돈이 들어갔다.

살던 집도 저당잡혔다.

이러한 2년여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국내 최초로 시계케이스는 물론 시계줄까지 18K로 만든 완전한 금시계를
생산 해낸 것.

국내 기술로는 그동안 시계 케이스 생산이 고작이었다.

금시계를 싸게 생산해내는 개가도 올렸다.

할로 공법을 통해 금 5~8돈쭝으로 시계 하나를 만들어냈다.

송갑수씨는 "금을 적게 써서 좋은 시계를 만들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송원금속이 만든 "리카르도" "디아망테" 등이 국내외에서 충분히 품질및
가격경쟁력을 가질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올해 1백만원대의 저가형 18K 금시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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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갑수씨는 87년 경희대 서반어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에서 수료한 석사과정도 오하이오대 라틴아메리카학.

언뜻 보기에는 귀금속과 관련이 없는 듯한 이력들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력이 귀금속 세공업에 뛰어들기 위한 치밀한
준비과정이었다"고 밝힌다.

브라질 콜롬비아 등 라틴아메리카가 중요한 귀금속 수출국이라는 것.

대학이나 석사과정을 통해 배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지식이
앞으로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미국 GIA(보석전문 교육기관)에서 국제공인 GG(보석감정사) 자격증
취득으로 귀금속에 대한 안목을 넓혀줬다고 말한다.

GIA에서 함께 공부한 세계 각국의 동문들이 뒤에서 밀어주고 있는 것도
해외시장진출에 큰 도움이 되고있다.

송씨는 미국 보석관련업체 메켄나사에 입사, 2년반동안 귀금속 세일즈
경험을 했다.

이 기간동안 귀금속 세공에 대한 선진기술과 세계시장의 흐름을 배울수
있었다.

< 글 손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