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의 각 부문이 한꺼번에 몰려온 "성장 피로"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폭이 GDP(국내총생산)의 5%에 근접하는 2백37억달러에
달한데 이어,지난 2월까지 무역적자가 55억달러를 넘어서 대규모적이고
만성적인 "적자수렁"에 빠져 들고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우리경제를 한층 우울하게 하고 있다.

지난 1월중 조업을 중단한 공장이 늘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7.0%로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실업률은 2.6%로 94년7월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어 전국 실업자수는 55만1천명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위기에는 국민 모두가 "내탓으로" 알고 적극 동참하여야 한다.

첫째 외제 사치품의 사용 자제이다.

우리경제는 성장은 둔화되고 수출은 상대적으로 부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데도 소비는 과도하게 늘어나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고급 모피의류 화장품 위스키 승용차등 20여개 주요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이 약 21억달러를 돌파, 95년에 비해 무려 48.8%나 증가했다.

이와같은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전체 수입증가율 11.3%를
크게 웃돌았으며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23.7%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입 사치품을 보면 <>구두가 3천7백6만6천달러로 95년에 비해 1백31%
증가하였고 <>바다가재가 1천2백71만5천달러로 1백4%나 증가된 난센스를
낳고 있다.

우리는 사치성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돈 많은 졸부들과 돈은 별로
없는데도 "쓰고 보자"는 식의 새로운 소비 패턴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 모두가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을 늘려 투자 재원을 증대시킴으로써
경제를 회생시킨 과거의 저력을 다시 한번 일 깨울때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해외여행의 자제이다.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중 해외여행자수는 47만4천명으로 작년
1월보다 8.9% 늘었다고 한다.

작년 한햇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은 모두 4백64만9천명으로 지난
95년에 비해 21.7% 늘었다.

이들이 해외에서 쓴 경비는 1인당 1천6백12달러로 총 74억9천5백만달러의
외화를 소비했다.

이와같은 해외여행경비는 외채를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90년도에 해외경비의 흑자를 통하여 경상수지흑자에 기여한 것을 감안,
신혼여행을 가급적 국내에서 하고 자녀들의 조기 유학이나 도피성 어학연수
를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TV의 "해외여행 현상퀴즈"도 억제해야 하며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은
삼가야 한다.

꼭 필요한 해외여행도 경비 절감차원에서 절약을 해야 한다.

한때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컫던 우리경제가 최근에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제란 경제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가 모두 "경제를 살려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

조성헌 < 동보물산 고문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