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은 풍부한데도 돈은 은행권에서만 맴돌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는 속등하고 있으며 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연쇄부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들어선 원.달러시장마저 불안정, 일부에서 얘기하는 "3월자금 대란설"이
전혀 낭설만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현상

=10일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12.70%까지 치솟았다.

올들어 최고 수준이다.

장기금리가 치솟음에 따라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 등 중기금리도
덩달아 뛰어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부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0.23%(전자결제액 조정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영자사건이 터졌던 지난 82년 5월(0.29%)이후 최고수준이다.

이같은 부도현상은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자금운용을 보수화 단기화하고 있다.

우량기업이 아니면 신규여신을 취급하기는 커녕 기존여신마저 회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망이 불투명한 30개 기업리스트"를 작성, 노골적으로 여신을
회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리가 더 오를 것에 대비, 유가증권 투자도 꺼리는 분위기다.

대신 여유자금을 콜등 단기로 운용, 시중 자금이 급속히 단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원인

=근본적인 원인은 물론 전반적인 경제여건의 악화다.

경상적자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성장률이 5%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한보사태다.

한보철강에 데인 은행들은 우량기업을 제외한 기업대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우량은행이 보증이 없는 회사채 매입도 기피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보사태로 야기된 전반적인 불투명성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다 이달 회사채 발행물량이 3조여원에 달하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
했다.

특히 이날 하루만도 3천5백억원어치의 회사채가 발행되다보니 매입자로서는
취사선택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금리가 오른 것이다.

또 증권사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통화환수 우려도 금리상승을 부채질했다.


<> 전망

=한국은행은 회사채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회사채 수익률이 약간 올랐을뿐
전반적인 금융시장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급격한 통화환수는 없으며 이날 4천억원을 2일물로 규제한 것도 "1일
유동성 규제원칙"에 따라 은행들의 여유자금을 흡수하는 차원이었지 통화
환수는 아니다"(박철 자금부장)라고 밝히고 있다.

전반적인 시중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만큼 회사채 속등은 일시적이며 그리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게 한국은행의 시각이다.

이에 비해 시장참가자들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금리가
떨어지기는 힘들며 중소기업 부도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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