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

그것은 우리에게 축복이요, 보람있는 직장생활이다.

비료와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남해화학에는 "꽃동네 후원회"라는
모임이 있다.

꽃동네 후원회는 86년 1월, 뜻을 같이한 38명의 동료 직장인들이 사랑의
나눔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만든 모임으로 지금은 전체 직원의
70%가 넘는 7백50명의 직원이 참가하고 있다.

회원 중에는 부부와 가족 회원들도 있는가하면 태중에 있는 아기의
이름으로 참가한 이들도 있다.

애초 우리 모임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지금은 정년퇴임한 실험과 최병남
사우의 힘이 컸다.

최씨는 85년 성탄절에 TV로 방영된 꽃동네 오웅진 신부와 수녀들,
그리고 남녀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감동을 받아 동료 직원들을
설득하는 등 모임을 만드는데 앞장섰다.

우리 모임은 회원들로부터 매월 1천원씩 거둬 86년도 1월부터 충북
음성 꽃동네에 송금해왔다.

작년에 송금한 8백9십2만원을 포함해 이제까지 총 7천6백6십3만원을
가족도 없이 정신박약과 폐결핵, 알콜중독 등으로 고생하는 꽃동네
마음사람들에게 전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우리 공장 부근인 여천군 율촌면에 살던
이재선씨를 꽃동네에 입소할 수 있게끔 도와준 일이다.

이씨는 그당시 다리골수염으로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산속
움막에서 생활하던 터라 회원들의 기쁨은 무척 컸다.

우리 모임은 꽃동네를 지원하는 것외에도 회원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특별 기금을 조성하여 근무 중 산재를 입은 직원과 신병으로 치료 중인
직원들을 위로하고 89년에는 거문도에 온 베트남 난민들을 돕기도 했다.

우리 모임은 또한 95년부터 별도로 "불우학생 돕기 후원회"를 결성하여
현재 2백50명의 회원이 매월 2천원씩 납부하여 여수 지역 각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에게 납부금 전액을 도와주고 있다.

필자가 고문으로 있는 후원회는 정재봉 직장 (실험팀)이 회장을 맡고
있는 암모니아팀 이용민씨와 예산팀 한배호 대리가 총무를 맡고 있다.

윤주상 기술부장, 유진창 환경안전부장 등도 뒤를 받쳐 주는 숨은
일꾼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