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현재 외환보유고는 지난해말보다 34억4천만달러 줄어든 2백98억
달러로 지난 95년6월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3백억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외환보유고는 대외 지급불능사태에 대비하고 환율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이용할 목적으로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외자산으로서 나라마다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적정규모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외환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IMF를 비롯한 관계전문가들은 월평균 수입액의 2~3배 정도가
적정하다고 본다.

올들어 두달만에 무역수지적자가 벌써 55억달러나 됐으니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적정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총외채가 1천1백억달러에 육박하고 단기외채비율도 60%에 가깝기
때문에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고비율도 위험수준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올해에도 경상수지적자가 2백억달러에 육박할 경우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수지 적자비율이 2년연속 4~5%선에 달하게 돼 우리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악화되고 외환위기와 같은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달에는 원-달러 환율이 이상 급등해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강력히
개입함으로써 진정시킨 적이 있으며 증시침체와 환차손으로 인해 외국자본
유출도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에서도 국제수지균형및 환율안정대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는 없는것 같다.

최선은 수출증대로 경상수지적자를 축소하는 것이지만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기대해야 할것 같다.

그나마 유가가 떨어지고 반도체가격이 상승세로 반전됐으며 최근 신용장
내도액이 늘어나는 등 내외여건이 호전되고 있어 다행이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일시적으로라도 총수요관리를 통해 경상수지적자를
축소하는 수밖에 없다.

경상수지적자는 수출입차이인 동시에 거시경제적으로는 투자와 저축의
차이로 파악될수 있기 때문이다.

총수요를 줄이자면 소비는 물론 투자조정도 불가피하다.

호황을 누렸던 지난 95년에는 총저축률이 36.2%,국내투자율이 37.5%를
기록했지만 기업의 설비투자가 대폭 감소한 지난해와 올해에는 저축과
투자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투자의 생산성 또는 효율을 어떻게 높이느냐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통화관리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특히 한보사태 이후 적지 않은 돈이 풀렸고 금융기관들이 거액의
부실채권을 떠안게 된 지금 신속하게 뒷수습을 하고 금융정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하느냐는 주목되는 사항이다.

지나치게 신경과민할 필요는 없지만 보유고 감소를 가볍게 볼일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