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전시장은 그 어느때보다도 어려울 전망이다.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데다 수입가전의 시장침투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침체된 내수경기마저 가전시장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정보가전이라고 할 수 있는 첨단 신제품의 신규수요도 아직은 만족할만큼
형성되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기에 직면한 국내 가전업계의 불황타개책은 원칙에 충실한 영업
전략으로 모아진다.

"최상의 품질" "저렴한 가격" "최고의 서비스"가 그것이다.

가전 영업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가전3사 국내영업담당 이사들을 만나
올해 각사의 불황타개책을 들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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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식

"올해 가전 영업의 화두는 "선택과 집중"입니다. 효율보다 다변화를 중시
하던 고도성장기의 사고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마케팅담당 최연식이사는 가전산업이 정체기에 들어선
이상 마케팅에서도 몸집불리기 경쟁 보다는 효율적인 조직 운영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공장과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CEM(동시적 생산관리)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는
공장장 디자인연구원 영업책임자 관련스태프들이 한데 모여 설계 등 제품
개발과정에서부터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는 통합마케팅인 셈이죠"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소비자와 접촉하는 유통 관리도
꼭 필요할텐데요.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TOP"s(대리점을 위한 토털 경영지원 프로그램)를
더욱 확대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본사 직원이 대리점 점주와 머리를 맞대고 대리점의 연간및 월별 경영계획
을 세우고 본사에서 수시로 체크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이 프로그램은 대리점을 단순한 판매 대상자로 여기지 않고 회사의 동업자
로 파악하는 새로운 발상의 산물.

가장 고객과의 접촉 빈도가 높은 대리점 점주도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아직은 약 30% 정도의 우수 대리점에 대해서만 실행중이지만 성과를 보아
가며 더욱 적용 대상을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대리점 서비스는 어떻습니까.

"경쟁사 대리점과의 서비스경쟁에서는 이젠 우위에 섰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리점에서는 지난해부터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서비스료를 아예
받지 않고 있을 정도죠.

95년에 비해 서비스센터의 인력도 2배 가까이 증원했습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있나요.

"HVS(대형 다목적 대리점) 하이플라자 등 전략매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겁니다.

경영능력이나 자금 등에서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우량점포에 대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지요.

이들 점포에서는 PDA나 핸드헬드PC 등 최근 판매가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멀티미디어형 정보가전제품도 20~30% 이상 진열될 수 있도록 할 방침
입니다.

또 소비자가 대리점에 들러 가전제품 외에 다양한 일용품들도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체제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필름 플러그 와이어 등 LG전자가 생산하지 않는 품목들도 이윤을 붙이지
않고 판매해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대리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유통시장개방에 따라 국내가전산업이 고사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많은데요.

"개방이 되더라도 우리 가전제품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요즘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외제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그건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에요.

가격이나 애프터서비스를 꼼꼼히 비교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쉽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