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전시장은 대형화 고급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품목별 기능 차별화 싸움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가전제품의 대형화와 고급화는 TV 냉장고 등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품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소비자들의 대체수요가 신규수요를 압도하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 LG 대우 등 가전3사는 각각 디자인과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고급형 신모델들을 속속 내놓고 한판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격전이 예상되고 있는 분야는 냉장고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냉장실과 냉동실의 독립냉각 방식으로 히트한 "독립만세
냉장고"의 후속모델로 "따로따로" 냉장고를 내놓고 인기몰이에 나섰다.

LG전자는 올해 특히 품질에 만전을 기한 "싱싱특급" 냉장고를 선보였다.

"집중냉각"이라는 독특한 냉각방식과 함께 튤립형 손잡이 등 디자인
차별화에도 신경을 쓴 제품.

대우전자는 문을 열때 냉기가 빠져 나가지 않도록 "에어커튼" 기능을
채택한 "신선은행" 냉장고로 승부를 건다.

대형화 고급화는 3사만의 경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제품 차별화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견 가전업체들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고급형 이미지를 무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동양매직은 한국형 식기세척기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동양매직은 3월중 세탁봉방식의 세탁기 신제품을 시판하며 연말께는 대형
냉장고 시장에까지 본격 진출할 계획이어서 경쟁사들이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최근 사옥을 이전하며 새롭게 출발한 해태전자 인켈사업본부는 꾸준한
베스트셀러 SR4000 시리즈로 오디오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확고히 다질
자세다.

태광산업은 이에 맞서 TKC등 하이엔드 오디오 시리즈를 내놓고 오디오시장
의 주도권을 다투고 있다.

아남전자는 기존 대형TV와 더불어 와이드TV의 판매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의 맥을 새롭게 잇는 "델타 클래식3"을 2백만원대에
새롭게 시판해 마니아들을 즐겁게 해줄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