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카슈랑스 현황

보험과 은행의 제휴형태인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방카슈랑스에 대해 그동안 소극적이던 보험업계가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략을 수정, 바야흐로 금융계에 방카슈랑스의 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
했다.

여기에다 정부도 종합금융의 상징격인 방카슈랑스를 법적으로 허용할
방침인것으로 알려져 금융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방카슈랑스의 형태를 띤 효시상품은 한국생명이 주택은행과
손잡고 지난 12일 선보인 "단체신용 생명보험".

은행대출 고객이 사망하거나 1급장해(반신불수)시 대출금을 갚을 수 없을때
생명보험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제도다.

한국생명은 이 상품을 전국의 5백여개 주택은행 지점에서 팔고 있다.

특히 한국생명은 사실상 소유주인 현대그룹의 생보진출금지가 풀리면서
이 상품의 판매를 통한 이미지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생명등 다른 생보사들도 은행권및 신용카드등 다른 업종과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경우 같은 계열인 신한은행과 앞으로 도입될 기업연금에서
상품.판매제휴를 적극 추진중이다.

교보생명은 96년8월부터 교보카드를 발급, 이를 이용해 제일은행 카드
단말기에서 보험료 자동납입이나 약관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타 금융권과의 업무제휴를 검토중이며 삼성생명은 조흥은행과
대출금연계서비스 체제를 구축했으며 한미은행을 포함한 금융소그룹 차원
에서 차근차근 방카슈랑스 시스템가동에 다가서고 있다.

생명보험사들과 함께 손해보험사들도 은행 투자신탁등 다른 금융권과의
상품판매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일화재가 가장 먼저 지난 95년6월 동화은행을 파트너로 우수고객에게
경품식으로 교통상해보험을 무료로 들어주는 "차차차안전예금"을 선보였다.

이후 LG화재가 가세했으며 올들어 선두 손보사인 삼성화재마저
대한투자신탁과 손잡고 보험연계형 중장기 공사채 수익증권을 팔고 있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기존 판매조직의 붕괴를 우려, 다른 금융업종과의
제휴에 반대했었다.

때문에 삼성화재의 변신에 다른 경쟁사들도 전략을 바꿨다.

경쟁사인 현대해상이 곧 조흥은행과 무사고운전우대저축을 끼워 팔기로
한 것.

동부화재는 새로운 판매채널의 일환으로 홈쇼핑 전문텔레비전인 "39쇼핑"과
업무협약을 맺고 TV를 통해 보험상품을 팔고 있다.

동양 LG화재등은 유공주유소에서 자동차보험등을 판매중이다.

은행권의 경우 보험진출을 위한 장기포석으로 선진금융기관간의 전략적
제휴에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7월 미국의 시그나금융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시그나계열로 국내에 진출한 라이나생명 시그나해상보험과 구체적인
상품개발에 착수했다.

신설 은행인 하나은행은 96년5월 미국 최대보험그룹인 AIG와 업무제휴를
맺고 선진보험의 노하우 습득및 연계상품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 관련법규 제약

현행법상 은행을 통한(대리점및 본체영업) 보험상품판매는 금지돼 있다.

따라서 보험사와의 계약을 통한 부가서비스 형태로만 제공할 수 있다.

보험업법 144조는 "보험모집을 할 수 있는자"로 보험사업자의 임직원
보험모집인 보험대리점및 중개인, 보험대리점 또는 보험중개인의 임원이나
사용인으로 제한했다.

즉 은행은 제외돼 있다.

또 은행등 금융기관의 보험대리점 등록도 불가능하다.

보험업법 시행규칙 47조2항은 "은행등 금융기관은 불공정한 보험모집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자"로 분류, 대리점 등록대상에서 빠져 있다.

은행 증권회사 종금사 투신사 신용금고 리스업자등은 보험대리점을 등록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보험모집업무가 허용된 자외에는 모집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도록
보험업법 157조(수수료등의 지급금지)에서 규정하고 있다.

결국 타금융권과의 연계된 상품의 개발 또는 변경은 재정경제원 인가사항
이다(상품관리규정 2-1조).

다른 금융업종과 연계된 상품은 사전신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생명은
작년말 주택은행과의 연계상품을 재경원으로부터 인가받았다.

<> 전망

일부 보험사들은 은행과의 판매제휴시 판매채널 다양화라는 이점에도 불구
하고 자신들의 영역이 잠식당할 것을 우려, 소극적인 입장이다.

은행들이 방대한 점포망을 활용하면 보험사들은 은행들에 질질 끌려
다니다 결국 먹힐 것이란 걱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은행 증권 보험등 금융 3대축을 유지하되 자회사를 통한
상호진출을 허용키로 하는 등 금융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방카슈랑스
또한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