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겸 장의사"

해태유통 채규종 영업2본부장(45)은 스스로를 이같이 부른다.

신규점포를 "살리는" 일과 회생가능성이 없는 점포를 "장례치르는" 자신의
업무를 빗댄 말이다.

해태유통은 지난해 7월 지역별로 편재돼 있던 슈퍼마켓 영업본부를 "우수
점포군"과 "신규및 부실점포군"으로 나누는 체제개편을 단행했다.

영업1본부에는 "잘 나가는" 우수점포군을 편입시키고 영업2본부에는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부실및 신규점포군을 맡겼다.

부실점이나 신규점을 어떻게 해서든지 정상화시키는게 영업2본부장인 그의
업무다.

아무리 처방해도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점포를 "장례치르는" 것도 그의
일이다.

그가 맡고 있는 점포는 모두 35개.

지난해와 올해 문을 연 신규점 13개와 영업이 부진한 기존점 22개다.

"신생아"와 "문제아"들이 모두 그가 맡고 있는 영업2본부에 모여 있다.

해태유통의 성패가 달린 "신규점과 부실점의 정상화"가 그의 손에 달려있는
셈이다.

고졸학력으로 슈퍼마켓에서 20년간 세월을 보낸 그에게 영업2본부장 직책이
주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중역이 맡는 본부장 자리를 차장(올해 1월 부장승진)에게 맡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파격이었다.

총신대영업소장 시절 해태유통 영업소중 최고매출기록을 세우고 94년 40여개
슈퍼마켓에 대한 재단장(리뉴얼) 작업을 성공적으로 치렀던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요즘 신규점과 부실점을 살리기 위한 각종 처방을 하느라 정신없이
지낸다.

지난 1월 개점한 청주점에는 야간손님이 많다고 판단, 밤 10시까지 영업시간
을 늘렸다.

부실점포인 강남점과 청실점에는 아예 진열상품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
이다.

할인판매경쟁이 치열한 신도시 점포에는 가격경쟁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매년 7~8개였던 폐점 점포수를 3~4개로 줄이겠다"는게 그의 올해 목표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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