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권 잔여임기 1년중 4대 국정운영지표에서 북한문제는 부정척결
경제살리기에 이은 안보태세강화에 개념상으로 종속돼 있다.

그러나 북한 내부나 주변여건의 가속된 변화로 미루어 볼때 아마도 앞으로
1년 한반도 문제는 정부가 어느 과제에 보다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될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것이다.

조만간 장엽의 귀순이 실현되면서 새로운 지평이 떠오르겠지만, 연이은
대소 사건들의 돌출에 불구,북한문제는 더니나마 앞을 향해 움직여 간다는
느낌을 준다.

잠수함 사건에 이여 망명으로 최악의 경우를 배제키 힘들던 북한의
진로와 관련, 다행히 요 며칠새 개방의 청신호가 올려지고 있다.

수년간 진퇴를 거듭하던 한국기업의 대북진출은 25일 대우기술진 4명의
입북실현으로 다시 길을 텄고 신포원전 조사단도 예정대로 곧 입북한
전망이다.

더욱 북-미 제제바 합의의 기본틀인 연락사무소 교환설치가 소장인선,
장소 결말로 내달중 실현이 확실시된다.

물론 누적된 경험에 비춰 손에 잡히는 어떤 진전도 평야의 태도 여하에
따라선 일시에 물거품이 되는 불확실성을 배재하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묻고 싶다.

멀리 소급할것 없이 과거 4년간 정부의 대부정책은 과연 확고한 목적아래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돼 왔다고 자임하는가.

불행히 그 답은 부정적이다.

대통령을포함, 관계자들의 북한문제에 대한 태도표명은 유연성과는 거리가
먼 방향이었다.

한마디로 정권핵심의 대북문제 판단내지 지향에 있어 최고준거는
한반도문제 해결 자체라기 보다 정권유지 차원이었다는 비뚠 비판을
모면키 어렵다.

실례를 매거할 필요조차 없다.

"민족 이상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낭만적 정의에서 "북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절제잃은 평가에 까지 정부의 최고지표는 변화무쌍했다.

그런 대북 입론은 능동적이라기 보다 북한의 언동에 수시 반응하는
수동적 범주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부턴 달라져야 한다.

5만명 고정 간첩설에 자극, 안보론 위에 사상논쟁이 국회에서 불꽃을
튀지만 경계태세 강화와 통이준비 과제는 결코 배척대립해선 안되고
동시 양립하는 개념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식량난 해결, 개방-소생이란 절대절명한 과제를 향한 북한의
진로결정 자체가 남한에 대한 정세판단에 종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이 그때그때 남의 혼란을 붕괴징조로 오판하거나, 자체붕괴를
대남공격으로 대처토록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정부는 안보태세 강화와
북한개방 유도를 동시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김영삼대통령은 남은 임기운영에서 안보태세 강화외에 보다 적극적인
통일대안을 포함,대북한 정책을 입안 추진할 뿐 아니라 차지정권이
이어가도록 추스려야 한다.

한반도 평화정착-민주통일 실현이야 말로 과욕한 한 집권자 하나의
사명감을 넘는 국가 백년대계임이 확실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