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관계법파문 한보사태로 나라가 온통 흔들리고 있다는건 바꾸어 말하면
경제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미 한국경제는 여러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어오던터에 한보사태 등이
경쟁력 상실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체질로 빚어진 경쟁력약화 이로인한 경기침체에다
대선까지 겹쳐 국내 주요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올들어 93년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이미 지난해 여러조사에서 올해 기업의 설비투자가 움츠러들것이라는
전망 그대로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할 일은 기업의 국내설비투자는 크게 감소하는 반면
해외투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에게 기업할 의욕을 느낄수 있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걸 말해준다.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구호는 요란했지만
그러한 구호속에 기업의 투자마인드가 움츠러들고 있는 것은 분명 하나의
아이러니다.

정부는 25일 김영삼대통령의 "경제살리기선언"에 따라 기업의 투자의욕
제고및 경쟁력회복을 위한 후속조치로 임시 투자세액공제제도를 부활할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기업의 투자심리회복이다.

시설투자 기술개발투자를 늘리지 않고 경제가 활력을 찾은 길은 없다.

공급능력을 증대하고 수요와 고용을 창출하는 일은 투자없이 불가능한
것이다.

정부가 투자세액공제제도 부활은 검토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만으로 투자가 증가되는 것은 물론아니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수 있도록 정책의 운용기조가 분명해야 하며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위축시키는 제도적 관행적인 장애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정부는 신기술사업등을 영위하는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경우 인.허가를
쉽게할 수 있도록 창업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한다.

또한 경제행정규제폐지, 각종진입규제완화, 중소기업및 영세상공인에
대한 금융.세제상의 지원확대방안도 마련한다고 한다.

이런 항목은 경제가 어려울 대나 어떤 대책을 마련할때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다.

기업을 하겠다고, 더욱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무엇때문에 이런
저런 그물을 쳐놓고 기업의 발목을 붙잡으려 하는가.

기업을 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규제로 기업의욕을
꺾고 있는 사례는 헤아릴수 없이 많다.

기업환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데 한가하게 규제완화 따위를 이야기하고
있을 여유가 있는가.

정부 정책의 일관성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지난해 10월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에서는 기업의 백화점식 경영탈퇴를
위해 전문화를 유도한다고 했다가 지난1월에 발표한 올경제운용계획에서는
업종전문화제도는 기업자율에 맡기는 방향에서 개편하겠다고 했다.

이제는 정부가 그때그때의 분위기에 편승, 기업에 병주고 약주는 식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기업을 옭아매고 기업을 때리는 방법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반사회적, 반국가적 행위를 하지 않는한 기업이 마음놓고 뛸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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