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직접 만들어 드세요. 온 집안이 은은한 커피향으로 가득찹니다"

(주)미원 커피사업부 "로즈"팀은 원두커피 문화를 방방곡곡에 전파하는
"커피"문화사절단이다.

(주)미원이 지난해 3월 조직한 신생팀.

자기회사의 원두커피 "로즈버드"의 판촉도 아울러 노리고 있는 것은 물론
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아가씨 스물한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전국 각지를 누비며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강의하고 원두커피시음회를 개최하며 원두커피전문점
개장 등도 도와준다.

"커피문화를 서양식 "다도"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떤 원두를 이용하는가
에서부터 만드는 사람의 손끝이나 찻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커피의 맛을
좌우합니다. 조금 번거로운 듯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것이 곧 삶의 여유로
느껴지지요"(김민성.26)

원두커피를 즐기는 법은 약간 복잡하다.

농장에서 수확한 커피콩을 볶은 다음(여기까지는 보리차 끓이는 법과
똑같다) 이를 갈아서 증류하는 것이다.

갈아서 파는 원두커피도 있지만(백화점 등에서 갈아주기도 한다) 커피콩을
사다가 직접 갈아 먹는 편이 훨씬 신선한 커피향을 즐기는 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뜨거운 물에 타먹는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

원두커피를 얼리거나 끓여서 건조시킨 것이다.

원두커피의 맛과 향의 대부분이 이 과정에서 날아가 버릴 뿐 아니라 카페인
함량도 많다고.

""로즈버드"는 갓 피어난 장미꽃 봉오리를 뜻합니다. 원두커피의 신선하고
풋풋한 느낌이 잘 표현돼 있죠. 팀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어요"

"로즈"팀원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여름에는 해변시음회, 겨울에는 스키장 시음회 등 갖가지 행사가 줄지어
있다.

거리시음회가 있는 날은 새벽 2시부터 커피를 만들어 보온통에 담기도
한다.

전국의 어느 백화점이나 요리학원에서든 요청만 하면 가서 커피교실을
열고 지도해 준다.

원두커피 전문점 개점을 원하는 이가 있으면 조리방법을 가르쳐 주고
인테리어를 도와준다.

지방행사를 지원하는 일이 많아서 1년의 절반 가량은 출장으로 보낸다.

그러나 일이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

"얼마전 거리에서 절 알아보고 인사하면서 "로즈버드"에 반했다고 말하는
고객을 만났어요. 행복했습니다"(김민성)

"많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아요. 이 일을 하면서
많이 컸다는 느낌이예요"(이정옥.26)

"같이 고생하다보니 정이 들어요. 동료들과 너무 친해서 다른 부서 사람들
이 질투해요"(구본이.26)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