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증후군

미네소타주에 사는 센다르 할머니는 1백4세가 되던 지난 92년, 유치원
입학통지서를 받아야 했다.

자리수가 두자리인 컴퓨터는 할머니의 나이를 4세로 인지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 컴퓨터 업계는 "천년폭탄(Millennium Bomb)" 또는 "서기2000년 문제
(Year 2000 Problem)"라 불리는 가공할 난제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미 문제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5개년 계획을 수립하던 한 정부기관은 2000년의 계획을 짤 수 없었고,
렌터카 회사들은 2000년까지 계약을 하다가 컴퓨터 거부반응을 겪어야 했다.

항공사들은 2000년 1월 1일의 운항을 포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6천억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이 문제의 발단은 디스크의 저장공간이 비쌌던 70년대와 80년대
프로그래머들이 저장공간을 줄이기 위해 연도를 줄여 쓴 때문이다.

이 문제는 이른바 "기술의 스파게티 증후군"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어떤 기본적인 기술에 대해 실제의 요구에 대응해 다양한 수정추가를
무원칙적으로 하다보니 그 결과로 형성된 복잡하고 괴상한 산물이 마치
엉켜있는 스파게티를 닮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