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재씨는 기자와 인사를 나눌 때 중국집 전화번호가 찍힌 스티커를
명함대신 내밀었다.

하는 일이 중국음식 배달이고 직장이 중국집(만리향)이니 이게 곧 명함과
다를바 없지 않으냐는 거였다.

가식이나 꾸밈이 전혀 없는 태도였다.

그러나 처음 배달을 시작할 땐 굳이 학력을 밝히지 않았다고.

우연히 술자리에서 얘기도중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장면 배달을 하는 데 대한 사회일각의 곱지못한(?)
시선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 사회가 많이 다원화됐다곤 하지만 아직은 견고한 통념의 벽같은
걸 실감할 때가 많죠.

안쓰러운 눈으로 절 보는 선배들도 있고요.

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아무런 편견없이 열린 눈으로 사람과 사회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 보다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겠지요"

취미가 컴퓨터통신(천리안 ID: youngres)인 그는 컴퓨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자신이 직접 해보니 그다지 어렵지 않은 데 해보지도 않고 컴퓨터가
어렵다고 지레 포기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이것도 다 고정관념의 하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통신 ID는 평소 존경해온 고 조영래변호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조영래 변호사와 유일한 박사를 가장 존경합니다.

그 분들은 분야는 각기 다르지만 지식인과 자본가가 가야할 모범적인
정도를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