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산악회가 태동한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서울방송이 개국 (91.12.9)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사내 첫 동호회로서
발족 (92.3)한후 전국의 명산을 다니면서 서로간의 친목을 다지고 심신을
단련하는 장으로 발전시켜 왔다.

돌이켜 보면 산행중에 일어났던 갖가지 에피소드와 힘들었던 일,
감격스러웠던일 등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지나간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어 오늘의 활기차고 탄탄한
동호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산악회는 매년 2~3월께 시산제를 갖고 두달에 한번정도 주로
1박2일 코스의 산행을 간다.

그동안 간 산만 해도 대둔산 두타산 점봉산 설악산 월악산 지리산
칠갑산 북한산 계룡산 월출산 오대산 등 웬만한 산은 거의 섭렵했다고
할수 있다.

산행시는 무박산행을 종종 하는 편인데 지리산 설악산에서의 15시간이상
걸친 고행을 잊을 수 없다.

재약산에서 길을 잃고 헤맸던 일,계룡산에서 맞이한 단풍과 눈이
어우러진 풍경, 태백산에서 수많은 산악인들의 축복속에 회원의 약혼식을
올렸던 일 등도 소중한 추억들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능하면 주위의 온천에 들러서 피로를 풀기도 하는데
이 맛으로 산에 가는 사우들도 꽤 있는 듯 하다.

현재 산악회 회원은 70여명에 이르는데 필자가 고문을 맡고 있고
집행부는 회장 부회장 총무 등반대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완 사우는 산악회 결성초기부터 지금까지
총무 부회장 회장으로 승진가도(?)를 달리며 산악회 발전에 헌신적으로
기여한 공이 크다.

SBS 산악회의 자랑이라면 여성회원들의 참여가 많고 또 산도 잘 타서
종종 남성회원들의 기를 죽인다는 점이다.

또한 가수 성우 작가 등 외부인사들도 준회원으로 참가하여 한식구처럼
격의없이 산행을 같이 한다.

일단 산에 오르면 회사의 직책이나 직급은 모두 잊는다.

나이가 많으면 형 누나 오빠이고 나이가 어리면 동생이다.

산을 다니면서 아쉬웠던 점도 많다.

항상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산행 전날이나 산행후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충분히 가지지 못했던 것이 그렇고 백두산 원정을 준비하다가 당시
여러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좌절된 일, 작년에 울릉도와 독도행을
추진하다가 포기했던 일 등도 아쉬움이 많은 대목이다.

장래의 숙제로 남겨두고 정축년 올해도 SBS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산신께 빌어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